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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불의의 사고로 오른쪽 각막을 이식받은 배유리. 누군가는 각막을 이식받은게 크리스마스의 선물이라고 하지만 유리는 그 말에 선뜻 동의할 수가 없다. 사고 현장을 빠져나갔던 동생은 식물인간이 되었고 엄마와 아빠는 따로 살게 되었기 때문이다. 동생의 돌봄을 전담하는 아빠는 유리에게 동생을 위해서라도 의대에 진학하라 한다. 돌연 유리는 자신에게 일어난 기적이 누구의 희생인지 궁금해졌다. 그 궁금증을 해결하지 않으면 평생 '죽다 살아난 년' '운 좋게 이식받은 수혜자' 꼬리표만 달고 살 것 같다. 기증자의 지인인 시온이를 만나게 되며 비로소 5년의 시간을 마주할 수 있게 된다.
소설의 장점은 내가 살아보지 못한 삶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 삶과 비슷한 구석을 발견하게 되면 소설이란 창을 통해 나를 돌아볼 수도 있다. 청소년들에게 다양한 읽기를 선사한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인 <스파클>은 본인의 의지를 잃어버린 배유리의 심리묘사를 섬세하게 보여준다. 예전과 현격하게 달라진 부모님에 대한 슬픔, 식물인간이 된 동생에 대한 죄책감, 사고 현장에 자신을 버려둔 할머니에 대한 증오 속에서 유리의 감정은 똑바로 설 수 없다. 나아갈 방향을 잡아주는 건 오직 자신뿐이다. 그 확신을 얻기까지 최선을 다해 도망쳐도 된다는, 찬란한 위로 편지 같은 소설이 당신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