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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진의 여섯번째 소설집. <빛의 호위>에서 <단순한 진심>까지의 나아감을 기억하는 독자라면, 이 소설집이 나아간 자리가 '이곳'이라는 사실에 우선 마음을 빼앗길 듯하다. 조해진의 소설은 어떤 상황에 놓인 사람들을 호명한다. 동창의 죽음을 마지막까지 돌보고 그의 재산 일부를 맡게 된 호스피스. 조기 취업을 나간 제자의 힘들다는 말에도 더 버텨보라는 말만 했던, 재계약 불발을 앞둔 특성화고 기간제 교사. 늘 환하지 않은 곳을 두드리던 그의 시선이 닿은 곳에 머무르는 이들은 "자신의 삶에는 타인의 호기심이나 애틋한 관심을 받을 만한 사연이 없다고 생각" (<환한 나무 꼭대기>, 28쪽)했을 법한 사람들.
그 사람들이 느끼는 쉽사리 말해지지 않는 감정들. 외로움, 고통, 모욕감. "각자의 외로움을 안고 끊임없이 빙글빙글 돌아야 했던 시절"(<흩어지는 구름>, 50쪽)에 대한 기억. 혹은 "저마다 비슷한 무게로 절박했을 그들의 염원을 고유한 것으로 구분하는 것이, 그 염원의 안쪽에 펼쳐진 개개인의 고통을 절대적으로 동정하는 것이 과연 가능한지" (<환한 나무 꼭대기> 26쪽) 에 대한 자문. 혹은 "그때 하나의 세계를 구성하던 모욕감은 눈송이 같은 입자의 형태를 띄었을 거라고 나는 생각했다. (<하나의 숨> 94쪽)라고 그려지는 구체적인 모양새. 조해진은 조심스럽게 그들에게 말을 건다. 그리고 감히 그들에게 말한다. "당신은 최선을 다해 살았다고, 누구도 그 이상을 해낼 순 없었을 거라고......" (<흩어지는 구름> 69쪽)
소설집의 마지막을 장식한 소설은 작가의 자전소설이기도 한 <문래>. 이 소설이 말하는 '상처'에서 나는-우리는 나의-자신의 상처를 본다. "그 방이 저에게 새겨 넣은 상처가 내 문학의 시작이었다는 것을요."(290쪽)라고 말하는 소설 속 인물의 말처럼, 그 상처 없이는 우리의 '문학적인 삶'도 존재하지 않을 것임을. 위로하지 않음으로써 위로하는, 선한 사람들의 이야기. 이 소설집을 사랑하게 된 입장에서, 차례로 배치된 소설을 아껴 읽으며 아홉 편의 소설이 실린 이 소설집이 끝나지 않길 바랐다. 어떤 소설은 그 소설을 만난 이후의 삶을 다른 모습으로 만든다. 조해진의 이 소설들은 그런 유형의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