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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바쁘게 돌아가는 차가운 도시 도쿄에서 홀로 생활하는 23살의 나나미. SNS '플래닛'에서 만난 남자와 얼떨결에 결혼을 약속한 그녀는 결혼식에 부를 친구와 친척이 없자 플래닛에서 알게 된 남자에게 도움을 청한다. 어떤 심부름이든 해 준다는 '아무로'라는 이름의 남자가 섭외한 가짜 하객들 덕에 결혼식은 무사히 끝나지만, 나나미의 이 작은 거짓말은 생각지 못한 사태를 불러온다.
이와이 슌지 감독은 동명의 영화와 소설을 함께 내놓았다. 일본 현지에서도 영화 개봉에 앞서 출간된 소설 <립반윙클의 신부>의 스토리라인은 영화와 거의 다르지 않다. 차이가 있다면 소설이 더 건조하다. 익숙한 클래식 음악의 선율과 감각적인 영상들로 가득한 영화와는 달리 소설은 인물의 생각과 대사, 사건 묘사를 위주로 이루어진다. 특히 나나미의 말과 생각을 둘러싼 시공간은 좀처럼 묘사되지 않아서 마치 이 '극'이 영화가 아니라 연극과 더 닮아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서 나나미의 현실 세계는 더욱 고독해 보이고, '문자' 그대로 보이는 SNS 속의 말들은 더 강하고 거대해 보인다. SNS와 현실 사이의 기묘한 힘싸움이 펼쳐지는 나나미의 세계. 위선과 진심의 어색한 동거. 소설은 그 이상한 힘싸움을 느끼기에 더욱 좋은 방식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