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기, 다시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의 의미"
1995년 출간되어 전국민의 필독 도서로 오랜 시간 자리매김했던 홍세화의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가 출간 30주년을 맞이하여 새로운 표지로 독자들을 다시 만난다. 홍세화의 오랜 벗 유홍준의 추도문과 2023년 저자가 타계 전 마지막으로 한겨레신문에 기고한 칼럼을 더해 기존의 독자들에게도, 또 새로운 시대의 독자들에게도 의미 있는 개정판이 되었다.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는 한국 사회의 가장 어두웠던 시기 중 하나를 통과해 온 한 지식인의 타국에서의 체험기이자, 그 체험을 통해 비로소 자기 사회를 더 또렷이 바라보게 된 성찰의 기록이다. 홍세화는 단순히 프랑스에서 택시를 운전하며 생계를 이어간 것이 아니라, 그 일상의 깊은 층위에서 타인의 고통에 연대하는 감수성, 진정한 자유와 책임의 의미 등을 하나하나 체득해 나갔다. 그리고 그는 ‘똘레랑스’라는 단어를 조심스럽게 그러나 단호하게 한국 사회에 말했던 것이다.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는 하나의 회고가 아니라, 여전히 유효한 질문을 던지는 현재형의 텍스트다. 한국 사회는 여전히 여러 가지 문제에 봉착해 있다. 그런 지금, 이 책이 다시 우리 앞에 섰다. 그리고 선택은 언제나 우리의 몫이다.
- 에세이 MD 도란 (2025.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