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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남성적인 SF를 쓰는 작가"로 불린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 작가의 이름과 문체, 소설 속 생생한 군대 이야기와 여성을 향한 욕망이 이를 뒷받침했다. 10년간 얼굴 없는 작가로 활동해오던 그가 61세의 여성 작가임이 밝혀졌을 때 SF 문학계는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이 '팁트리 쇼크'는 하나의 '사건'이 되어 절대 그전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되었다. 작가의 성별을 바꾸어 보았을 때 그의 소설은 전혀 다른 것들을 담고 있었고, 이는 문학이 그동안 어떤 견고한 고정관념 속에서 쓰이고 읽혀 왔는지 각성하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가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라는 이름으로 처음 세상에 내보인 책이 1973년 출간 당시 초판본 일러스트를 담은 표지와 함께 도착했다. 작가가 남성을 암시하는 필명을 통해 세상에 꼭 외쳐야만 했던, 글로 터뜨리지 않았다면 흘러넘쳐 스스로 폭발했을 강렬한 이야기들이 이 책에 가득하다. "작가로서의 여성과 여성으로서의 작가에 관한 모든 이론을 뒤흔들었을 뿐 아니라, 작가라는 존재 자체에 대한 우리의 어떤 가정들에 의문을 품도록 만들었다.”라고 말하며 어슐러 르 귄이, "시대를 뛰어넘어 현대 인류의 가려움을 벅벅 긁어주는 작가의 힘이 더없이 즐겁고 통쾌하다."라고 천선란 작가가 추천하며 함께 읽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