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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총 491페이지다. 꽤 두껍다. 이 무슨 시시한 책 소개냐 하겠지만 두께가 중요하다. 정독과 다독의 철학자 강유원이 15년간 쓴 서평을 모은 책이다. 글들을 단지 묶기만 한 것이 아니다. 이를 '책 읽기의 끝과 시작'이라는 제목에 걸맞게 독서의 단계별로 다채롭게 구성했다. 그래서 두께가 의미를 가진다.
책은 총 3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은 책을 고르는 법이다. 주제 정하기, 표지 분석, 서론 읽기 등 의외로 아주 기초적인 방법을 구체적으로 하나하나 설명한다. 각 설명 옆에 어울리는 도서의 서평을 곁들였다. 2장에서는 서평 쓰는 방법을 알려준다. 읽은 책 본격적으로 '자기화'하려는 독자에게 필요한 단계다. 열심히 읽고 기억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샌가 모두 휘발되어버렸음을 깨닫고 허망한 기분을 느껴본 사람이라면 기억과 기록의 중요성을 알 것이다. 그런 이들이 2장을 꼼꼼히 읽어보면 좋겠다. 3장은 서평들을 주제별로 엮어 이를 통해 공부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강유원의 서평을 본격적으로 즐기고 싶은 독자라면 3장으로 직행해도 좋다. 이에 더해 이제는 절판되어 구할 수 없는 <<장미의 이름> 읽기>까지 부록으로 붙었다. 책 한 권이 통째 '책 속의 책'으로 들어가 있다. 통 큰 책이다.
이 종합 선물 세트 같은 책을 읽는 방법은 다양하다. 처음부터 통독을 해도, 원하는 단계의 장만 골라 읽어도, 주제 상관없이 서평만 즐겨도, 하다못해 부록만 정독해도 좋겠다. 이 두꺼운 메타 서평집 중 당신에게 도움이 되고 필요한 부분은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것만 취해도 아깝지 않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