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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3,200원, 76권 펀딩 / 목표 금액 1,500,000원
펀딩종료 (종료 2024-12-23, 출간예정 2024-12-30)
  • 2024-12-23에 목표 금액을 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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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북펀드는 출판사 요청에 따라 출판사 주관하에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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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2024 퓰리처상 일반 논픽션 부문 최종 후보
〈뉴욕 타임스〉 〈퍼블리셔스 위클리〉 베스트셀러, 〈파이낸셜 타임스〉 올해의 최고 비즈니스 도서상 후보

아프고 슬픈 ‘코발트’ 광산 탐사기!
우리 일상을 충전하는 광물 때문에 스러져간 사람들의 핏빛 절규


100여 년 전, 에드먼드 모렐은 콩고자유국을 “잔인함의 악취가 진동하는 거대한 노예 농장”이라고 묘사했다. 코발트 채굴장은 이 노예 농장의 완성판이다. 경제 사슬의 맨 밑바닥에 있는 아프리카인을 착취함으로써, 인건비가 거의 없다시피 한데도 위선적인 인권 보호 선언을 내세운 기민한 혼돈 전략 때문에 모든 관계자의 책임이 면제받는다. 그야말로 절대적 이익을 위한 절대적 착취 시스템이다. 코발트 광산업은 콩고 국민을 학대해온 ‘거대하고 잔혹한’ 거짓말의 기나긴 역사에서 가장 최근의 거짓말이다.

코발트 채굴이 콩고민주공화국의 국민과 환경에 끼친 엄청난 타격을 최초로 폭로한 뜨거운 책!
코발트는 스마트폰, 태블릿 PC, 노트북, 전기차 등의 동력이 되는 거의 모든 충전식 리튬이온 배터리의 필수 소재다. 전 세계 공급량의 약 75퍼센트를 콩고민주공화국이 담당한다. 몇 푼이 절실한 남성과 여성과 아이, 일명 ‘장인 광부’가 위험하고 유독한 작업 환경에서 맨손으로 채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활동가이자 연구자인 싯다르트 카라는 코발트 광산 구역 깊숙이 들어가 코발트 덕에 살고 코발트 때문에 일하다 죽는 사람들의 증언을 기록한다.
민병대가 지배하는 광산 구역을 답사한 경험담을 전하고, 유독한 구덩이에서 테크 거대 기업들의 휘황찬란한 제품에 이르기까지 아동들이 채굴한 코발트의 공급망을 추적하며, 콩고인들이 직접 말하는 녹색 에너지 미래의 대가에 관한 가슴 아픈 증언을 들려준다. 카라는 섬세한 기록으로 콩고 정부는 물론이고, 중국과 미국을 비롯해 우리 모두가 어떻게 이 인권과 환경의 참사에 동참하고 있는지 밝혀낸다.
저자의 섬세하고 촘촘한 탐사 기록은 실상을 드러내 우리 가슴을 서늘하게 하고 충격에 휩싸이게 만든다. 더불어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변한 것이 많지 않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준다.
우리는 실상을 알아야 하고, 소리를 내야 한다. 이 책은 그 첫걸음이 되어줄 것이다. 당신이 갖고 있는 스마트폰과 당신이 타는 전기차에는 그들의 피와 눈물이 어려 있다. 인권과 환경, 녹색 에너지의 현주소다. 놀랍고 슬프고 가슴이 미어지는 진실이다.

이 책을 위한 현장 조사

싯다르트 카라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여행이 불가능했던 2020년을 제외하고 2018년, 2019년, 2021년 콩고의 광산 지역을 현장 조사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산업 광산이 장기간 폐쇄되었지만 재택근무와 원격 수업의 확대로 코발트 수요는 오히려 증가했다. 그러자 일당 1∼2달러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수십만 명의 콩고 농민은 보호 장비 하나 없이 구덩이와 터널로 기어 들어가야 했다.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 두기가 불가능한 콩고의 장인 광산에서 코로나19는 급속히 퍼졌고, 감염자와 사망자 수는 집계되지도 않았다.
이 책에 수록한 증언을 얻기 위해 저자는 광산 지역에서 일하며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듣는 데 최대한 시간을 할애했다. 자기 이야기를 들려주거나 망자를 대신해 얘기해주기도 했다. 장인 광부를 비롯해 모든 정보원과의 인터뷰는 기관감사위원회(IRB)의 인간 대상 연구 프로토콜을 따랐다. 연구 참여에 따른 취재원 보호를 위해 마련한 것으로 인터뷰 수행 전 충분한 설명과 사전 동의 얻기, 개인 신상 정보 일절 기록하지 않기, 수기나 타이핑한 메모는 반드시 연구자가 늘 소지하기 등의 내용이 들어 있다.
민주콩고 현지 조사는 지역 사회에서 신망이 두터운 가이드 겸 통역사들의 도움을 받았다. 이들은 여러 채굴 현장에 들어가는 것은 물론 거기서 고되게 일하는 사람들과 접촉할 수 있게 도와줬다. 가이드들과 이 책에 수록한 증언을 해준 이들의 이름은 가명 처리했고, 해당 인물을 식별하는 데 쓰일 수 있는 설명이나 정보도 배제했다.

역사적 배경

1482년 콩고강 어귀, 21세기 카탕가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은 바로 이 장소와 시간에서 비롯된 끊임없는 연속적 사건들의 결과다. 디에구 캉이 콩고 왕국에 유럽인을 소개한 순간부터 아프리카 심장부는 전 세계의 식민지가 되었다. 독립 직전 치룬 선거에서 총리로 당선한 파트리스 루뭄바가 다른 운명을 선택할 잠깐의 기회를 제공했지만 서구의 신식민주의는 그를 제거하고 자신들의 부를 계속 이어지게 할 인물로 대체했다.
독립한 이후에 광산은 벨기에인들이 관리했다. 그들은 모든 돈을 가져갔고, 국민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하나도 없었다. 벨기에인이 떠난 후, 모부투 정권은 ‘아프리카화’를 실시했다. 광산을 국유화했지만, 이익은 국민이 아닌 정부에게만 돌아갔다. 조제프 카빌라 때인 2002년에 광산법을 제정했는데, 이것이 광업 부문에 외국인 투자를 불러왔다. 정부는 광산법이 콩고인들의 삶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했지만, 오늘날 그들의 삶은 훨씬 더 나빠졌다. 콩고 국민은 단 한 번도 콩고의 광산으로 이익을 본 적이 없으며, 더 가난해지기만 할 뿐이었다.
역사적으로 광산 회사들은 흙 속에서 광석을 채취하는 노예와 가난한 노동자를 착취해 굴러왔다. 이들은 안전은커녕 위험한 환경에서 보상도 거의 없다시피 한 채 땅을 팠다. 오늘날 이런 노동자들은 ‘장인 광부’라는 그럴듯한 이름으로 장인·소규모 채굴(ASM)이라는 세계 광산업계의 어두운 밑바닥에서 노역에 시달린다. 장인이라는 말에 숙련된 장인들이 수행하는 채굴 활동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들은 임금과 근로 조건이 포함된 공식 계약서가 없고, 부상 지원이나 학대에 대한 보상을 요청할 길도 없다. 장인 광부들은 늘 작업량을 기준으로 쥐꼬리만 한 임금을 받으며, 부상·질병·사망의 위험을 전부 본인이 감수해야 한다.

코발트 추출을 위한 광란의 쟁탈전

콩고민주공화국에서는 코발트를 가급적 더 빨리 더 많이 추출하려는 광란의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이 은빛 희소 금속은 오늘날 제조되는 거의 모든 충전식 리튬이온 배터리의 필수 소재다. 콩고 남동부 카탕가 지역에는 지구상의 나머지 지역 매장량을 다 합친 것보다 많은 코발트가 있다. 이곳에는 그 밖에 다른 유용한 금속도 풍부하다. 해외 열강은 이 나라 구석구석에 침투해 물자를 추출하고 국민을 노예로 삼았다. 어떤 나라도 콩고만큼 다양하고 풍요로운 자원의 축복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지구상 어떤 나라도 콩고만큼 악랄하게 착취당하지 않았다.
코발트 쟁탈전은 콩고자유국의 군주로서 1885년부터 1908년까지 가혹한 집권기에 콩고의 상아와 고무를 빼돌린 벨기에 왕 레오폴드 2세의 악명 높은 약탈을 연상시킨다. 누군가는 둘 사이에 등식이 거의 성립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레오폴드의 콩고 통치기에 발생한 인명 손실이 당시 식민지 인구의 절반에 해당하는 1300만 명에 달한 반면, 오늘날 광산 사고로 인한 직접적 인명 손실이나 광산 지역의 독성 노출 및 환경 오염으로 인한 간접적 인명 손실은 1년에 수천 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아프리카인의 노예화가 수 세기 동안 식민주의의 본질이었다는 점이다.
저자는 콩고의 코발트 채굴 실태를 파헤치기 위해 콩고 광산 지역의 두 중심지인 오카탕가주와 루알라바주를 찾아갔다. 조사 계획을 꼼꼼하게 세웠지만, 이 나라와의 첫 대면에서 그 계획은 와르르 무너지고 말았다. 과격한 보안대, 강도 높은 감시, 고립된 지역에 있는 많은 광산, 외부인에 대한 불신, 중세 수준의 근로 조건에서 수십만 명이 미친 듯 코발트 채굴에 몰두하는 엄청난 규모 등 악조건의 연속이었다. 최첨단 가전제품과 전기차가 농민들이 물집 잡힌 손으로 곡괭이, 삽, 쇠꼬챙이를 써서 캐낸 물질에 의존한다니. 노동의 가치는 센트 단위로 매겨지고, 사람의 생명은 아무런 가치도 없다. 콩고 역사에는 오늘날 광산업 부문에서 벌어지는 일보다 더욱 피비린내 나는 사건이 수두룩하지만, 그중 어떤 사례도 전 세계 수십억 명의 생활과 이만큼 필수 불가결하게 연결되어 있으면서 이토록 막대한 이익을 내려고, 이렇게 극심한 고통을 수반하지는 않았다.

적정 임금, 누가 지불해야 할까

“부모는 자녀를 광산에 데려가 일을 시킬 수밖에 없습니다. 부모가 적정 임금을 받는다면, 자녀는 광산에서 일하는 대신 학교에 다닐 수 있겠죠.”
그렇다면 ‘적정 임금’이 왜 그렇게 어려운 걸까? 합리적인 임금처럼 간단한 해법으로 장인 광부들이 직면한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한다거나, 적어도 아동 노동 수준을 낮출 수 있을까? 성인 장인 광부에게 적정 임금을 지급하면 아이들이 광산에서 일하는 대신 학교에 다닐 수 있고, 가족이 아프거나 다쳤을 때 의료비를 감당할 수 있고, 소득 위기나 그 밖의 불행을 버텨낼 돈을 저축할 수 있고, 지역 사회의 긴장과 폭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해보자. 성인 적정 임금이 이 모든 것 또는 그 이상을 달성할 수 있다면, 그 임금을 누가 지불해야 할까? 외국 광산업체들은 비록 장인 채굴 코발트가 결과적으로 자사 공급망에 들어갔다 하더라도, 그리고 비록 생산량을 늘리려 장인 광부들이 자사 광구에서 일하도록 허용하더라도, 그들이 장인 광부를 고용한 게 아니므로 책임이 없다고 주장한다. 민주콩고 정부는 채굴권이 수십억 달러에 팔리고 장인 광부들이 채굴한 광물의 가치를 기반으로 매년 수십억 달러의 로열티와 세금을 징수하는데도, 적정 임금 또는 기타 소득 체계를 뒷받침할 돈이 없다고 잡아뗀다. 코발트 정제 업체, 배터리 제조업체, 테크 업체, 전기차 회사 들은 오로지 그들의 코발트 수요가 있기에 코발트 쟁탈전이 벌어짐에도 책임은 전방 산업 쪽에서 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콩고 광산업 부문의 엄청난 비극은 바로 여기에 있다. 모두가 장인 광부들에게서 이익을 취하고 있지만, 공급망의 어느 누구도 이들에 대해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가난한 가정에서 소득이 최우선, 교육은 필요 없었다

저자는 콩고에서 더 많은 마을을 방문할수록 아이가 학교에 다니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더 잘 알게 되었다. 교육을 당연시하며 가능한 한 최고의 교육을 받으려고 치열하게 경쟁하는데, 그곳의 아이들은 초등학교 몇 년조차 마칠 기회가 없었다. 가난한 마을의 가정 대부분은 꾸준히 수업료를 낼 형편이 안 되고, 그래서 부모들은 자녀를 학교 대신 일터로 보낸다. 코발트 채굴은 매일 몇 푼이나마 손에 쥐어주는 확실한 방법이다. 교육을 받는 것과 위험한 아동 노동에 참여하는 것 사이의 차이가 불과 몇 달러다. 월급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한 교사는 말한다. “많은 아이들 스스로가 학교에 있고 싶어 하지 않아요. 설사 수업료를 감당할 수 있다 하더라도 일을 하라는 압력이 너무 세거든요. 작년에 저희 반은 36명으로 출발했어요. 그런데 두 달 뒤에 17명만 남았죠. 이 아이들조차 매일 아침 일을 하고 학교에 왔어요. 늘 피곤하고 허기져 있었죠. 이런 환경에서 도대체 어떻게 배울 수 있겠어요?” 궁지에 몰린 많은 아이들의 상황과 장기간 무급으로 일하는 게 다반사인 교사들의 의욕 저하로, 아이들이 어떻게든 학교에 다니더라도 기초 문해력만 갖춘 채 13∼14세가 되어버린다며 콩고 시골의 교육 체제는 완전히 무너졌다고 한다.

성매매로 내몰리는 소녀들

엘로디(15세)는 코발트 광산 때문에 고아가 되었다. 아버지는 2017년 8월, 카모토 구리회사(KCC) 현장의 터널 붕괴 사고로 사망했다. 엘로디의 어머니는 아버지보다 약 1년 전에 세상을 떠났다. 엘로디가 기억하기에 어머니는 말로 호수에서 돌을 씻었는데, 회복할 수 없는 감염병에 걸렸다. 부모를 잃은 후 엘로디는 살아남으려고 매춘에 뛰어들었다. 군인과 장인 광부들이 단골손님이었다.
“콩고 남자들은 여자를 싫어해요. 우리를 때리고 비웃죠.”
그러다 임신을 했다. 아기가 태어난 후에는 말로 호수에서 땅을 파기 시작했다. 엘로디는 매춘과 코발트 채굴은 똑같다고 말했다. “내 몸이 나의 시장이죠.” 구리 벨트에는 수천 명의 셰게(shegué: 가족 없는 부랑아)가 있는데, 생존을 위해서라면 코발트를 찾든 허드렛일을 하든 성매매를 하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엘로디는 말로 호수에서 하루에 보통 1000콩고프랑(약 0.55달러)을 벌었는데, 이걸로는 입에 풀칠하기도 어렵다고 했다.
엘로디는 저자가 민주콩고에서 만난 아이들 중 가장 잔인하게 학대받는 아이에 속했다. 너무나도 무자비한 계산 시스템이 그 애를 늑대 굴에 던져 넣었고, 그 애의 수모를 전 세계에서 판매되는 반짝이는 기기와 자동차로 바꿔놓았다.

실상을 알아야 방지하고 해결할 수 있다

콩고가 겪은 모든 비극 중에서 가장 큰 비극은 오늘날 광산 지역에서 벌어지는 참상을 전적으로 방지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문제가 있다고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데 어떻게 해결되겠는가? 우리는 대부분 콩고의 코발트 광산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모른다. 실상이 다층적인 다국적 공급망 뒤에 감춰져 있어 책임을 약화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국제 공급망에서 최하위에 있는 가난한 유색 인종 착취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은폐하는 이런 시스템의 기원은 수 세기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700년대 아침 식탁에 앉은 영국인 중 홍차에 단맛을 내는 설탕이 서인도제도의 잔혹한 환경에서 아프리카 노예가 고생하며 수확한 것임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노예제 폐지론자들이 그 실상을 영국 국민 바로 코앞에 갖다놓기 전까지 노예는 영국인의 아침 식탁과는 한참 동떨어진 존재였다.
오늘날 코발트와 관련해서도 마찬가지다. 거대 테크 기업들은 국제 인권 규범을 준수하며 특정 공급망은 깨끗하다고, 상황은 보기보다 나쁘지 않으며 아프리카의 최빈층에게 자신들이 상업·임금·교육·발전을 가져다주고 있다고 확언한다. 또한 적어도 자신들이 코발트를 사들이는 광산에서는 현장의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변화를 꾀해왔다고 장담한다.
하지만 진실은 여기에 있다. 바로 코발트에 대한 수요와 스마트폰, 태블릿 PC, 노트북, 전기차 판매로 축적되는 막대한 수익이 없다면 ‘코발트 때문에 피 흘리는’ 경제 자체가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더욱이 전쟁으로 피폐해진 나라에서 코발트를 둘러싼 무법 쟁탈전의 필연적 결과는 공급망의 밑바닥에서 착취당하는 사람들의 완전한 인간성 말살일 수밖에 없다.

희망의 끈

그럼에도 희망은 있다. 그들의 역경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고, 더불어 그들의 목소리가 더 이상 깊은 구덩이가 아닌 사슬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에도 가닿을 거라는 희망, 그리하여 흙 속에 누워 있는 저 피투성이 아이의 시신이 자신들의 일부임을 마침내 깨닫게 되리라는 희망도 커지고 있다.
이 나라에서 가장 위대한 자유의 투사요 초대 총리인 파트리스 루뭄바는 암살당하기 직전 아내 폴린에게 보낸 마지막 편지에서 자신이 꿈꾸는 콩고의 미래를 그렸다. 이 서신은 콩고 국민에게 보내는 것이라고 상상하며 읽어도 무방하다.

사랑하는 나의 동지여,
나는 그대가 이 글을 받을지, 언제 받을지, 그리고 그대가 이것을 읽을 무렵 내가 아직 살아 있을지 모르는 채 그대에게 씁니다. 조국의 독립을 위한 투쟁 내내 나는 단 한순간도 나의 동지들과 내가 평생을 바쳐온 신성한 대의가 마침내 승리할 것임을 의심한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조국을 위해 바랐던 것, 고결한 삶과 온전한 존엄성과 제한 없는 독립의 권리를 벨기에 식민주의와 그들의 서구 동맹국들은 결코 원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유엔의 특정 고위 관료들 가운데에서 직간접적이고 의도적·비의도적인 지지를 얻어냈습니다. 우리가 모든 신뢰를 걸고 도움을 요청했던 바로 그 단체, 유엔에서 말입니다.
그들은 우리 동포들을 일부 타락시켰습니다. 그들은 다른 동포들을 매수했습니다. 그들은 진실을 왜곡하고 우리의 독립을 더럽히기 위해 자신이 맡은 바를 다 했습니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요? 죽었든 살았든, 자유롭든 아니면 식민주의자들의 명령으로 감옥에 갇혔든, 중요한 것은 나라는 사람이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콩고이며, 독립이 감옥이 되어버린 우리 불쌍한 국민이며, 때로는 자비로운 연민으로 때로는 환희와 기쁨으로 창살 밖에서 우리를 바라보고 있는 국민입니다. 그러나 내 믿음은 흔들리지 않을 것입니다. 나는 국민이 조만간 국내외의 모든 적을 제거할 것임을, 그들이 식민주의의 수치와 수모를 떨쳐내고 하나로 일어나 찬연한 빛 아래 존엄성을 되찾을 것임을 알고 있으며, 마음속 깊이 그걸 느낍니다.
우리는 혼자가 아닙니다. 아프리카, 아시아 그리고 전 세계 각지의 자유롭고 해방된 민족들이 우리나라에 더 이상 식민지 개척자와 용병이 없는 그날까지 투쟁을 포기하지 않을 수백만 콩고인의 편에 언제나 설 것입니다. 나는 내가 남기고 갈, 어쩌면 다시는 볼 수 없을 나의 아이들이 콩고의 미래가 아름다우며, 그들의 조국이 콩고 국민 모두에게 기대하듯 그들도 우리의 독립과 주권을 재건하는 신성한 임무를 완수하길 기대한다는 말을 듣기를 바랍니다. 정의 없이는 존엄성도 없으며, 독립 없이는 자유민도 없기 때문입니다.
어떤 잔혹한 공격도, 어떤 잔인한 학대도, 어떤 고문도 내가 자비를 구걸하게 만들지 못했습니다. 나는 노예제와 신성한 원칙에 대한 경멸 속에서 사느니 차라리 고개를 높이 쳐들고 흔들리지 않는 신념과 조국의 운명에 대한 가장 큰 확신을 가진 채 죽는 쪽을 선호합니다. 언젠가 역사가 말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유엔, 워싱턴, 파리 또는 브뤼셀에서 가르치는 역사가 아니라 식민주의와 그 꼭두각시를 제거한 나라들에서 가르치는 역사일 것입니다. 아프리카는 우리만의 역사를 써나갈 것이며, 사하라 사막의 남과 북이 모두 영광과 존엄으로 가득 찬 역사가 될 것입니다.
나를 위해 울지 마세요, 동지여. 나는 지금 많은 고통을 겪고 있는 나의 조국이 독립과 자유를 수호할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콩고 만세! 아프리카 만세!






추천의 말

남다른 집념과 강한 연민으로 싯다르트 카라는 오늘날 세계를 가르는 부와 빈곤의 극단적 간극 중 하나를 우리 앞에 불러온다. 콩고 아이들의 위험한 저임금 노동이 어떤 식으로 스마트폰에 필수 광물을 공급하는지에 관한 그의 기록을 읽으면 가슴이 미어진다. 전 대륙의 정책 입안자들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 애덤 호크실드(Adam Hochschild), 《스페인 내전, 우리가 그곳에 있었다(Spain In Our Hearts)》 저자

끝나지 않는 엄청난 참사를 폭로한 《코발트 레드》는 놀랍고도 매혹적이며 매우 중요한 책이다. 스마트폰, 전기차, 충전식 배터리, 온갖 기기를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싯다르트 카라가 밝혀낸 기록을 읽어야 한다.
- 존 크라카우어(Jon Krakauer), 《미줄라(Middoula)》 저자

세계가 계속해서 탄소 중립 의제를 받아들이고 개인용 전자 기기와 새로운 기술에 점점 더 의존하는 가운데, 이 설득력 있는 책은 중요한 천연자원을 추출하는 끔찍한 상황을 묘사한다. 콩고민주공화국의 코발트 채굴 과정에 대한 여러 현장 조사와 직접 증언을 바탕으로 싯다르트 카라는 현장의 삶과 채굴의 진정한 인적 비용뿐만 아니라 이 산업을 뒷받침하는 글로벌 가치 사슬과 사업 모델에 내재한 엄청난 불평등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이는 모든 인권의 상호 의존적이고 상호 강화적인 본질과 현대 글로벌 경제의 많은 부정적 외부 효과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증진시킨다.
- 토드 랜드먼(Todd Landman), 노팅엄 대학교 정치학 교수

편집자의 말

아침에 눈을 떠서 늦은 밤 잠자리에 들 때까지, 당신과 가장 가까이 함께하는 물건은 무엇인가? 아마도 대부분 비슷한 물건을 떠올릴 것이다. ‘스마트폰!’ 스마트폰을 안 갖고 출근하거나 배터리가 20퍼센트 아래로 떨어지면 초조하고 불안하다. 우리 머릿속에 있어야 할 많은 것이 이제는 스마트폰에 담겨 있다. 그것이 없던 시절 어떻게 살았나 싶고, 그것이 없다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싶다. 의존을 넘어 지배를 받는 형국이다.
그런데 혹시 ‘코발트’라고 들어보았는가? 스마트폰을 비롯해 거의 모든 충전식 리튬이온 배터리에 들어가는 광물이다. 전 세계 공급량의 약 75퍼센트가 콩고민주공화국에서 나온다고 한다. 언뜻 그렇다면 콩고민주공화국과 그 국민은 큰 부자가 되었겠구나 생각하기 쉽다. 실상은 어떨까? 남성, 여성, 아이 할 것 없이 열악한 환경에서 죽음을 무릅쓰고 일해 1달러 남짓을 번다고 한다. 특히 아동 노동의 참상은 끔찍하기 이를 데 없다. 학교는커녕 10살 무렵부터 일터로 내몰린다. 다치고 죽고, 그야말로 ‘피투성이 코발트’라고 해야 할까.
우리는 실상을 알아야 하고, 소리를 내야 한다. 이 책은 그 첫걸음이 되어줄 것이다. 당신이 갖고 있는 스마트폰과 당신이 타는 전기차에는 그들의 피와 눈물이 어려 있다. 인권과 환경, 녹색 에너지의 현주소다. 놀랍고 슬프고 가슴이 미어지는 진실이다.

유은재 편집장

차례

약어 표기

서문
1 “이루 말할 수 없이 풍부한 자원”
2 “여기서 태어나지 않은 게 더 낫죠”―루붐바시와 키푸시
3 그 산의 비밀―리카시와 캄보베
4 전 세계의 식민지
5 “안 파면 못 먹어요”―텐케 풍구루메, 무탄다, 틸웨젬베
6 “우리는 우리 무덤에서 일하고 있소”―콜웨지
7 마지막 진실―카밀롬베
에필로그

감사의 글


참고문헌
찾아보기

지은이 및 옮긴이 소개

지은이|싯다르트 카라(Siddharth Kara)

현대판 노예제에 관한 저술가이자 연구자이며 활동가이다. 영국 학사원(British Academy) 글로벌 교수이며, 노팅엄 대학교 부교수이다. 듀크 대학교에서 영어와 철학을 공부했다. 뉴욕 메릴린치에서 투자 은행가로 일했으며,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MBA를 마쳤다. 컬럼비아를 졸업한 뒤 현대판 노예제와 아동 노동에 관한 연구를 위해 전 세계를 여행했다. 여행에서 돌아와서는 투자 은행을 그만두고 이에 대한 연구와 분석에 전념했다. 《현대판 노예제(Modern Slavery: A Global Perspective)》 《채무 노동(Bonded Labor: Tackling the System of Slavery in South Asia)》 《성매매(Sex Trafficking: Inside the Business of Modern Slavery)》 등 현대판 노예제에 관한 책 3권을 펴냈다. 2010년 《성매매》는 프레더릭 더글러스 도서상을 수상했으며, 할리우드에서 〈트레픽트(Trafficked)〉로 영화화하기도 했다. 《코발트 레드》는 2024년 퓰리처상 일반 논픽션 부분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이 책에서 영감을 받은 장편영화도 제작 중이다. 영국과 미국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다.



옮긴이|조미현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하고, 영화 잡지 〈월간 키노〉 기자로 일했다. 옮긴 책으로 《왜 AI에겐 우리가 필요한가》 《자본 없는 자본주의 리부트》 《자본 없는 자본주의》 《소크라테스 구하기》 《지식의 헌법》 《지구 오염의 역사》 《디지털 화폐》 《꿀벌의 숲속살이》 《불평등의 역사》 《무신론자와 교수》 《마음의 혼란》 등이 있다.


도서 정보



도서명: <코발트 레드>

분류: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학
판형: 신국판 변형(148*217mm), 368쪽
정가: 23,000원
출간 예정일: 2024년 12월 27일
펴낸곳: 에코리브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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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700원 펀딩
- <코발트 레드> 1부
- 후원자 명단 인쇄 엽서 삽지
- 펀딩 달성 단계별 추가 마일리지 적립




상품구성

1.  20,700원 펀딩
  • <코발트 레드> 도서 1부
  • 후원자 명단 인쇄 엽서 삽지
  • 펀딩 달성 단계별 추가 마일리지 적립

펀딩 달성 단계별 추가 마일리지

  • 7,000,000원 이상 펀딩
    펀딩한 금액의 5% 추가 마일리지 적립
  • 5,000,000원 이상 펀딩
    펀딩한 금액의 3% 추가 마일리지 적립
  • 3,000,000원 이상 펀딩
    펀딩한 금액의 2% 추가 마일리지 적립
  • 1,500,000원 이상 펀딩
    달성

    펀딩금액의 1% 추가 마일리지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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