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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없는 환영들
제인 정 트렌카 (지은이), 이일수 (옮긴이) | 창비 | 2013년 1월
13,000원 → 11,700원 (10%할인), 마일리지 65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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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없는 환영들』은 작가가 타국이랄 수도, 그렇다고 모국이랄 수도 없는 곳에서 한국으로 돌아와 생활인으로서 뿌리내리는 과정을 그린다. 작품 제목은 20세기 초반 러시아 혁명현실의 모순을 악보에 첨예하게 드러내고 감춘 쎄르게이 쁘로꼬피에프의 피아노곡에서 따온 것이다. 이 작곡가의 음악에 대한 예민한 해석과 격조 있는 논평도 인상적이지만 피아노곡 「덧없는 환영들」의 악보를 지면(紙面) 위에서 연주하는 듯한 착각마저 불러일으키는 이 한국 정착기는 음악의 언어에 힘입어 전작 『피의 언어』에 비해서도 한결 자유로워졌다. 훼손되고 찢겨지고 갈라진 입양인들의 삶에 대한 연민의 시선을 거두고 제인 정 트렌카가 ‘몸부림’으로써 보여준, 만신창이가 된 삶에서 뭔가 온전하고 의미있는 것을 창조해내기 위한 가히 휘트먼적 비전이랄 만한 상상력에 우리가 공감하는 순간, 온갖 종류의 ‘분단’을 안고 살아가는 우리 자신의 일그러진 내면과도 불현듯 마주하게 된다. 그렇게 제인 정 트렌카의 작품은 미국 문학인 동시에 ‘한국 문학’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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