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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고형진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59년, 대한민국 서울

최근작
2024년 2월 <내가 읽은 가난한 아름다움>

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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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
1.
고 시집에 기록된 선생의 마지막 작품 창작 날짜는 2023년 2월 4일로 세상을 떠나기 10일 전이다. 선생은 생이 끝나기 직전까지 시를 썼다. 시집의 제일 첫머리엔 시 「옛말」이, 마지막엔 시 「속삭임 9」가 놓여 있다. 「옛말」은 선생이 태어난 집과 유년 시절 가족에 대한 추억을 담은 시다. 그리고 「속삭임 9」는 암을 선고받고 마지막 순간이 임박해 왔음을 인지한 후 생을 마감하는 심정을 드러낸 시이다. 「옛말」엔 선생이 태어난 주소가 또렷이 명기되어 있다. 선생은 자기 삶의 시작과 끝의 세부를 마지막 시집에서 시로 남겨 놓았다. 시는 선생의 삶과 완전히 하나가 되어, 끝내는 시로서 자기 삶을 정리하였다. 유고 시집은 선생의 마지막 10개월의 삶과 내면을 생생히 전해준다. 제천의 원서헌에서 지낸 선생은 주로 그곳 고향 마을의 풍경과 동네 사람들의 생활, 그리고 자신의 처지를 그려 나갔다. 최근의 시골 인구분포가 다 그렇듯이 그의 고향 제천에도 남아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노인이며, 그도 같은 연령대이다. 선행은 그들과 이웃하며 그들의 삶을 시로 옮기고 있는데, 노인들의 원숙하고 근엄한 삶의 태도 따위엔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시인은 그렇게 덧씌워진 인격이 아니라 나이를 먹어도 변하지 않는 인간의 원초적인 마음을 순수한 마음으로 꿰뚫어 낸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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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명희 선생은 다재다능한 지식인이자 예술가이다. 선생은 국문학자이자 문학평론가이고, 화가이자 사진작가이며, 시인이다. 그 옛날 우리의 선비들은 문학과 학문과 정치를 병행했지만, 선생은 문학과 학문과 예술을 병행함으로써 지식인, 예술가의 아름답고 이상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선생에게 시는 내면에서 샘솟는 인문예술을 하나로 모아 승화시키는 지적 장치이다. 오랜 기간 갈고 닦은 자신의 학문과 예술을 인류가 만들어낸 가장 첨예한 문학 형식인 시로 용해시켜냄으로써 선생은 그 깊고 아득한 세계를 우리들 가슴속에 알알이 심어주고 있다. 선생의 시에는 불의에 대한 추상같은 채찍이 어려 있고, 약자와 소외된 자에 대한 짙은 연민과 위로가 배어 있다. 그런가 하면 화가와 그림에 대한 시적 통찰이 서려 있다. 르네 마그리트, 에곤 실레, 피카소, 뭉크, 귀스타브 모로와 같은 서구 초현실주의와 상징주의 화가들에 대한 선생의 높은 예술적 안목과 그들의 명화에서 길어 올린 인간 내면의 진실은 선생만이 성취해낸 득의의 시적 경지이다. 그런가 하면 사랑, 죽음, 외로움, 허무함 같은 인간의 실존적 문제에 대한 서정적 인식도 넓게 펼쳐져 있어, 이 시집을 촉촉한 서정으로 물들이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주목되는 것은 이 모든 지적, 예술적 작업이 시적인 이미지로 승화되어 구현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하여, 가령 고층 빌딩의 창문을 닦는 외주노동자의 위태롭고 안쓰러운 작업을 바라보며, “투명하게 닦고 또 닦아도 미래는 보이지 않는다”라고 노래하는 시인의 촉수를 따라가면 우리 모두는 선생과 시적 대상에 몰입되어 그가 그려낸 세계에 완전히 빠져들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3.
아주 오랜만에 서정과 서사가 절묘하게 만나 끈적끈적한 사람의 체취와 가녀린 인간 내면의 감성이 동시에 묻어나는 시를 읽었다. 이런 시 읽기의 즐거움은 백석과 이용악 이후 처음일 것이다. 가공하지 않은 토박이 언어의 순박함, 구어체 화법에 실려 있는 인간 내면의 진실, 경험 사실에 바탕을 둔 시적 정황의 생동감 등이 어우러져 그의 시는 전율 넘치는 논픽션의 감동을 선사하면서, 또 한편으로 우리나라 야생식물에 기댄 애잔한 시상의 전개로 한 맺힌 전통 서정시의 치명적인 감동도 전해 준다. 이 시집에서 몇 번 나오는 해학과 기지도 여간 반가운 것이 아니다. 스마트 폰의 사용 맥락에서 ‘오렌지’와 ‘ㅅㅂㄴ’이란 시어로 유발되는 그 웃음 속엔 사람 사이의 오해와 사랑, 더 나아가 인간 삶에 내재된 감정의 반어와 역설이 모두 함축되어 있다. 한국의 오랜 문학 전통인 그 융숭 깊은 웃음을 오늘의 시에서 다시 만나는 것은 큰 축복이다. 끝으로, 시인이 재구해 낸, 사물의 이름에 붙은 충청도 토착어가 이렇게 아름답고 정감 넘칠 줄이야! 육근상 시인을 통해 우리의 기름진 언어자원은 또 한 번 크게 확장되고 있다. ―발문 「시집 『滿開』 읽기의 즐거움」 중에서
4.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1월 20일 출고 
송수권은 1975년 우리 시사에서 가장 인상적인 데뷔작의 하나로 꼽히는 시 「산문에 기대어」가 『문학사상』에 당선되면서 등단한 이래 지금까지 거의 40년에 육박하는 기간 동안 조금도 쉼 없는 시적 열정을 드러내며 우리 서정시의 진경을 펼쳐 보인 시인이다. 그가 시를 써나간 기간 동안 우리 사회는 유례없는 산업화를 겪어 왔고, 우리 시단 역시 그에 대응하는 현실주의 시와 여러 실험 시들을 쏟아냈지만, 송수권 시인은 예부터 우리 선조들이 부리던 손때 묻은 전통시의 연장을 들고 우직하게 전통시의 우물을 파고들어가 마침내 가장 깊고 맑은 전통 서정시의 물을 길어 올렸다. 그의 시는 좁게는 소월, 영랑, 백석, 미당으로 이어지는 전통 서정시의 미학과 형식을 잇고 있지만, 넓게는 정지용과 이용악 시의 언어와 심상까지 품고 있어 우리 전통시의 그릇을 크게 확장해 놓은 시인으로 평가된다. 시인은 40년에 가까운 오랫동안 여러 시세계를 탐색해 나갔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시종일관 놓지 않고 응시했던 하나의 시선은 우리 겨레의 심성이다. 그의 시는 남도의 미학에 뿌리를 내리고 있지만, 그는 이 지역에 머물지 않고 우리 강산의 이곳저곳을 샅샅이 유람하면서 우리 겨레의 마음속에 보편적으로 심어져 있는 진정한 정신세계를 통찰해 내었다. 한과 이별의 미학에 머물렀던 우리 전통시의 미학을 넘어 그것을 묵묵히 껴안으며 형성된 넉넉한 품새의 넓은 도량과 형언할 수없이 깊은 아름다움을 절절한 언어로 그려내어 우리 겨레의 진정한 혼을 일깨운 것은 송수권 시인이 얻은 득의의 시적 성취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시는 또한 우리 토착어의 보고를 이루고 있다. 사전에서 잠자고 있는 아름다운 우리말들, 또 지역에서만 맴돌고 있는 정감 넘치고 감칠맛 나는 우리말들이 그의 시 안에서 더욱 빛나는 언어로 거듭나고 있다.
5.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1월 20일 출고 
송수권은 1975년 우리 시사에서 가장 인상적인 데뷔작의 하나로 꼽히는 시 「산문에 기대어」가 『문학사상』에 당선되면서 등단한 이래 지금까지 거의 40년에 육박하는 기간 동안 조금도 쉼 없는 시적 열정을 드러내며 우리 서정시의 진경을 펼쳐 보인 시인이다. 그가 시를 써나간 기간 동안 우리 사회는 유례없는 산업화를 겪어 왔고, 우리 시단 역시 그에 대응하는 현실주의 시와 여러 실험 시들을 쏟아냈지만, 송수권 시인은 예부터 우리 선조들이 부리던 손때 묻은 전통시의 연장을 들고 우직하게 전통시의 우물을 파고들어가 마침내 가장 깊고 맑은 전통 서정시의 물을 길어 올렸다. 그의 시는 좁게는 소월, 영랑, 백석, 미당으로 이어지는 전통 서정시의 미학과 형식을 잇고 있지만, 넓게는 정지용과 이용악 시의 언어와 심상까지 품고 있어 우리 전통시의 그릇을 크게 확장해 놓은 시인으로 평가된다. 시인은 40년에 가까운 오랫동안 여러 시세계를 탐색해 나갔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시종일관 놓지 않고 응시했던 하나의 시선은 우리 겨레의 심성이다. 시인은 자서에서 그것을 ‘대숲’과 ‘뻘’과 ‘황토’의 미학으로 요약한 바 있는데, 실제 그의 작품들에서 그것들은 다채로운 이미지들로 형상화되어 우리 겨레의 그윽한 심성을 매우 감각적으로 전해주고 있다. 그의 시는 남도의 미학에 뿌리를 내리고 있지만, 그는 이 지역에 머물지 않고 우리 강산의 이곳저곳을 샅샅이 유람하면서 우리 겨레의 마음속에 보편적으로 심어져 있는 진정한 정신세계를 통찰해 내었다. 한과 이별의 미학에 머물렀던 우리 전통시의 미학을 넘어 그것을 묵묵히 껴안으며 형성된 넉넉한 품새의 넓은 도량과 형언할 수 없이 깊은 아름다움을 절절한 언어로 그려내어 우리 겨레의 진정한 혼을 일깨운 것은 송수권 시인이 얻은 득의의 시적 성취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시는 또한 우리 토착어의 보고를 이루고 있다. 사전에서 잠자고 있는 아름다운 우리말들, 또 지역에서만 맴돌고 있는 정감 넘치고 감칠맛 나는 우리말들이 그의 시 안에서 더욱 빛나는 언어로 거듭나고 있다.
6.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1월 18일 출고 
맹문재 시인의 시를 읽으며 글이 주는 감동의 원천이 진정성에 있는 것임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그의 시는 치장이 옅고 기교도 적어 수수하고 무덤덤해 보이기까지 하는데, 그 무표정한 것 같은 민얼굴이 그대로 겉과 속이 완전히 같은 진실한 사람의 모습으로 다가온다. 솔직하고 정직한 시심으로 읽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는 그의 시를 나는 ‘투명함의 시학’이라고 규정하고 싶다. 맹문재 시인은 사회적 약자의 편에 서 있지만,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그들의 생각을 외치고자 하지 않는다. 시인은 다만 그들의 목소리에 조용히 귀를 기울이고, 그들을 껴안고, 어루만지고, 위무하고자 할 뿐이다. 시인은 종종 일상에 매몰되어 그들과 함께 있지 못하는 난처한 상황을, 또 그들과 함께하며 겪을지도 모를 신분적 불이익을 내심 걱정하는 마음도 내비친다. 이렇게 솔직하게 마이너리티의 삶에 다가가는 시를 읽은 적이 있는가? 맹문재 시인은 역설적이게도 ‘순수한 참여시’를 쓰고 있는 것이며 그래서 그의 시는 아주 선한 얼굴을 하고 있다. 시의 포멀리즘이 점점 기승을 부리고 위트와 기교에 의존하는 시들이 많아지며, 외부로 통하는 문을 닫은 채 혼자서 중얼거리는 시들이 득세하는 풍조 속에서 마이너리티의 애환을 담담하게 그러나 뚝심 있게 전하는 맹문재 시인의 목소리는 오랜만에 시의 무게를 묵직하게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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