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태어나 이화여자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했다. 저서로 『비상학, 부활하는 새, 다시 태어나는 말―이청준 소설 읽기』 『시를 읽는 즐거움』 『옛날이야기』 『그림을 보는 즐거움』 등이 있고, 열화당판 『별을 보여 드립니다』(이청준 5주기 기념출판)를 엮고, 문학과지성사판 〈이청준 전집〉(전 34권)의 텍스트 서지 비평을 맡아 쓰고 엮었다.
이청준에게 글쓰기는 존재론적인 문제에 닿아 있다. 글쓰기가 위협당할 때 그의 존재는 위태롭다. 그에게는 글스기가 다른 어떤 삶의 요구보다 선행한다. 우리 시대 작가의 전범이라 할 수 있는 이청준에게 작가란 무엇이며, 글을 쓴다는 것은 무엇일까? 내가 이청준의 작품들을 읽으면서 추출하고 싶은 핵이 바로 이 질문에 대한 답일 것이다.
그 답을 얻는 과정은 쉽지 않다. 먼저 고른 수준을 보여 주는 그의 많은 작품들 중 더 매혹적인 작품들, 더 불편한 작품들을 한 편씩 꼼꼼히 읽고 분석한 다음 다시 종합, 해석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드는 변증법적인 독서 과정일 것이다. 문제는 아둔하기 짝이 없는 내 머리와 신뢰할 수 없는 내 문학 텍스트 해석 능력이다. 하지만 나는 해보기로 한다. 내 정신의 여정에 함께하는 작가에게 글을 쓴다는 것이 무엇인지 몹시 궁금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