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내 꿈은 국제 태권도 사범이었다. 내 꿈은 여기까지였고 그 꿈은 이루어졌다. 더 이상 갈 곳도 바랄 것도 없다. 갑자기 막막해 졌다. 이젠 무엇을 위해 어디를 향해 가야 하나? 좀 더 지혜롭게 살 걸 하는 후회가 든다. 싫든 좋든 다시 한 번 삶을 추슬러 나아가야 할 때이다. 다시 새로운 꿈을 꾸며 나아가야 할 때이다.
세월에 녹슬지 않는 사범(師範). 싸우지 않고 이기는 무인(武人). 태권(跆拳)으로 도(道)에 이르는 도인(道人)으로 영혼의 먼지를 털어 내며 맑게 살아가고 싶다. 가고 가다 하늘이 주신 사명을 다하고 이 땅을 뜨는 날, 평생의 도반(道伴)이 된 도복을 수의(壽衣)로 입고 가고 싶다. 그날이 오기까지 천천히 그러나 항상 앞으로 그렇게만 가고 싶다. 이것이 오늘 꾸어 보는 굼벵이의 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