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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 서재를 뜨겁게 달궜던 뜨거운 이야기가 있습니다. 두 손을 곱게 모으고 애도 여행을 떠났던 남자, 시즈토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모든 사람의 죽음을 똑같이 애도했던 남자 시즈토. 당신은 누구를 사랑했습니까? 누구에게 감사해했습니까? 누가 당신에게 감사를 표했습니까? 겨울부터 여름까지, 이 편지가 다시 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컴퓨터를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는 텐도 아라타가 한글자씩 손으로 눌러 쓴 진중한 답신을 소개합니다. - 알라딘 도서팀 김효선
<애도하는 사람>은 누구입니까? <시즈토>는 사람의 죽음과, 그것도 생면부지인 사람의 죽음과 마주 선 인물이기 때문에 그 행위도, 마음도 경건하고 정갈한 자세를 취하는 것, 즉 <靜>한 것이 바람직한 것 같았습니다.
애도란 늘 늦기 마련입니다. 시즈토의 말대로 ‘ 한발 늦은’ 애도가 아닌 다른 행위가 세상을 위로할 수 있을까요?
그의 행위를 위선적이고 무의미한 것으로 보고 반발할지…… 죽음에 맞서는 새로운 방법으로, 그리고 그것을 곧 삶과 맞서는 새로운 방법으로 받아들일지. 또 그를 ‘성인’으로 보고, ‘보통 사람과는 다르다, 우리와는 다르다’고 생각해 자신들과 별개라고 생각할지…… ‘그의 행동을 따라 하기는 쉽지 않지만, 그처럼 사고할 수는 있지 않을까. 그와 같은 여행할 수는 없어도 날마다 접하는 뉴스나 세계의 주류 가치관을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바라보는 것은 가능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할지.
사쿠야의 마지막 소망이라고 하면, ‘네게서 태어나고 싶다’는 것 말인가요? 그렇다면 지금은 ‘잘 모르겠습니다’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군요 참고로 나는 등장인물을 표현할 때, 시즈토든 사쿠야든, 각자 스스로의 생명력을 가지고 살아 움직이며 자기 말을 내뱉게 될 때까지를 기다립니다. 그들을 계속 키우는 거죠. 충분히 키워서 이제 나의 사고로는 어떻게도 할 수 없을 때, 즉, 그들이 그들 나름의 사상과 경험으로 생활하고, 행동하고, 발언하기에 이르렀을 때 비로소 원고를 씁니다.
텐도 아라타, 당신은 누구입니까?
가벼운 질문입니다만, 한국판 장정이라든지 표지가 어떠셨는지요. 한국판 장정 정말 훌륭합니다. 이렇게 훌륭하게 책을 만들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만나면 인사하고 얘기를 나누는 작가는 많습니다. 그러나 상대에게 실례가 될 수도 있으니 굳이 이름을 거론하지는 않겠습니다. 작가로 데뷔하기 전부터 연극이나 영화 관계자들이 많습니다.
애도하는 사람 이후, 우리는 누구일까요?
작년도 올해도 한국에 유독 죽음이 많았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저마다 특별한 얼굴 모를 사람들의 죽음을 떠올려봅니다. 기억할 수 있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작품으로 찾아 뵐 수 있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한국 독자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애도하는 사람』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텐도 아라타는 가벼운 마음으로 쉬이 도전해볼 수 있는 작가는 아닙니다. 직접 글로 써준 이 인터뷰도 그랬습니다. 그렇지만, 그가 말한 그의 글이 가닿은 단 한 명의 독자가 비단 저뿐만은 아니리라 생각합니다. 그가 말한 대로, 이런 글을 써준 그에게, 또 앞으르도 계속 써줄 그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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