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사이트』는 내가 먼 우주로 진출한 첫 번째 장편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그 분야에 대해서 공식적인 교육을 많이 받지 못했다. 그런 관점에서 보자면 이 책 또한 내 전작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나는 심해 생태계에 대해서도 많이 알지 못하지만 독자들 대다수는 나보다도 더 몰랐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적어도 해양 생물학 학위가 있었기 때문에 『리프터』(Rifter) 3부작에서 어떻게 해서든 속여 넘길 수 있었다. 그러나 『블라인드 사이트』는 처음부터 끝까지 전혀 다른 종류의 무중력을 다룬다. 그 때문에 믿을 만한 안내자의 중요성이 그만큼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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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 인물인 아이작 스핀델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신경생리학 분야를 도와주었고 수전 제임스는(역시 실존인물이다. 아주 약간 더 일관성 있는 형태로 존재한다는 차이가 있다) 언어학자들이 우주인과의 첫 만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려주었다. 리사 비튼은 빅 파마에게 영혼을 팔았던 사실을 홀로 속죄하면서 관련 논문들을 알려주었다. 로리 채너는 일반적인 홍보 담당자 역할을 하면서, 음, 나를 참고 견뎌주었다. 적어도 한동안은 그랬다. 칼 슈뢰더에도 감사를 보낸다. 나는 그와 함께 지능 대 지각의 문제를 놓고 격론을 벌였다. 『블라인드 사이트』의 일부는 칼 슈뢰더의 소설인 『영속』(Permanence)에서 등장하는 논점에 대한 답변이기도 하다. 나는 그의 설명 가운데 거의 모든 부분에 있어 반대하고 있다. 그리고 어떻게 두 사람이 똑같은 결론에 도달했는지 아직도 알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