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것을 내 영혼으로 썼다.
오직 슬픔에 잠긴 나만을 생각했다.
풍경이 삶의 휘광이 되고 꿈은 오직 스스로를 꿈꾸는 것에 불과한 시간 동안, 사랑하는 이여, 나는 내 불안의 고요 속에서 버려진 집의 열린 문에 도달하듯이 이 기이한 책에 도달하였다.
나는 당신에게 이 책을 선물한다. 이 책이 아름다우며 무용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이 책은 아무것도 가르쳐주지 않는다. 아무것도 믿게 만들지 않는다. 아무것도 느끼게 하지 않는다. 이것은 재의 심연으로 흘러간다. 바람에 흩어져버리는 재는 열매를 맺지 못하며 해를 입히지도 않는다. (…) 나는 이것을 내 영혼으로 썼다. 이것을 쓰면서, 쓰는 것에 대해서 생각했다. 오직 슬픔에 잠긴 나만을 생각했다. 오직 그 누구도 그 무엇도 아닌 당신만을 생각했다.
이 책이 부조리하므로, 나는 이것을 사랑한다. 이 책이 무용하므로, 나는 이것을 당신에게 건넨다. 당신에게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