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우리는 인간다운 삶의 권리만 생각했을 뿐, 존엄한 죽음의 권리를 생각해본 일이 없습니다. 우리 삶은 죽음에 의해 마감되므로, 웰빙은 웰다잉에 의해 완성됩니다. 잘 죽지 못한 삶은 결코 웰빙일 수 없습니다. 어떤 사람이 죽음을 건강하게 밝은 모습으로 마감하지 못했다면, 그의 삶 역시 마찬가지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불시에 찾아오는 죽음을 준비도 없이 맞기 전에, 어떻게 죽을 것인지 자기 자신에게 물어볼 때가 되었습니다.
죽음, 그것은 바로 삶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죽으면 어떻게 될까 하고 궁금해하기보다 지금 나의 삶은 어떠한지 자기 자신에게 되물어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죽음은 삶이 온전히 반영되는 거울이므로 누구나 자신이 살아왔던 방식 그대로 죽게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내가 어떤 사람이며 어떤 삶을 살았는가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살아 있는 바로 지금 이 삶에서 변하지 않는다면 죽음의 순간에, 죽음 이후에 바뀌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역자의 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