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포리즘(aphorism)적’ 한 줄 명상 시는 빅토르 시클로프스키(Viktor B. Shklovsky)의 ‘낯설게 하기’ 등 전형적인 시의 형식을 파괴한 글입니다. 아무개 시인은 ‘이건 시가 아니다.’라고 일갈했고 아직은 이런 형식의 작품이 전혀 없는 것으로 압니다. 그렇다고 이웃 나라의 문학 형식이나 김모 시인의 짧은 시를 표방한 것도 아닙니다. 다만 내가 생각하는 시적 단상(斷想)을 짧게 압축해 한 줄로 표현한 것인데 어떻게 읽힐지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생(生)을 사랑하는 불덩이 하나 안고 지금껏 문학을 사랑하는 문청(文靑)으로 살았습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정말로 문학의 ‘문’자(字)조차 버리지 못하고 살았다 싶어요. 그만큼 책을 껴안고 앎에 대한 타는 갈증으로 살아온 지난날이었지요. 감사한 것은 책(문학)을 통해 넓혀 온 생의 지평이 결코 헛된 것이 아니었다는 사실입니다. 활어처럼 싱싱한 생각만으로 거기에 신선함을 더해 생명이 긴 나만의 글을 쓰고자 합니다. 지금껏 없던 문재(文才)가 어디 하늘에서 뚝딱 떨어지기야 하겠습니까만 앞으로도 계속 쓸 것입니다. 지난 시절 나의 터 닦음은 생을 사랑하는 데서 출발했기에 앞으로도 변함없이 사유하며 내 문학의 세계를 넓혀 나갈 참입니다. 삶과 문학이 일치하는 글로만 주어진 몫(使命)을 다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