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나쁜 아이는 없어요.
세상에 이상한 아이는 없어요.
세상에는 서로 다른 아이들이 있을 뿐이에요.
이묵은 친구들 마음을 잘 몰라요. 영어를 잘하고 어려운 수학 문제는 척척 잘 풀지만, 친구들 마음 읽는 데는 서툴러요. 누구나 못하는 게 한두 가지 있잖아요.
김금동은 거짓말을 못 해요. 이소영은 목소리가 작고 수줍음이 많지만, 누구보다 용감해요.
반장 권지현에게도 빈틈이 있다는 걸 누가 짐작이나 했을까요.
괜찮아요. 눈치 없고, 분위기 파악 좀 못 하고, 노래 못하고, 공부 못하고, 축구 못하고, 원하던 피아노 독주를 못 해도 괜찮아요. 다 괜찮아요. 다음에 또 못 해도 괜찮아요.
그냥 여기 있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다 소중해요.
아무도 나쁘지 않아요. 아무도 이상하지 않아요. 타고난 대로 말하고 뛰놀고 공부하고 그림 그리고 노래할 뿐이에요. 모두 생겨난 대로 살고, 있는 그대로 보아주기로 해요.
그런데 교장 선생님은 왜 인형 탈을 쓰고 아이들과 만날까요?
김금동은 왜 형이랑 나이 차이가 그렇게 많이 날까요?
노래 못하는 이소영은 무얼 잘할까요?
궁금하면 다음 이야기를 기다려 주세요. 더 재밌는 이야기를 들려 드릴게요.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를 아시나요?
사냥꾼에게 쫓기던 사슴이 나무꾼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하고 그 보답으로 소원을 들어주는 이야기입니다. 나무꾼의 소원은 장가가는 것인데 사슴이 시키는 대로 선녀의 날개옷을 숨겨 소원을 이루게 됩니다.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는 어른들 이야기고 옛날이야기지만 요즘 어린이들 세상과 닮은 점이 있습니다. 장가들고 싶은 나무꾼과 단짝 친구 사귀기가 소원인 나무군이 닮았고, 옷을 빼앗긴 선녀와 선우가 닮은 점이 있고, 사슴과 고라니가 비슷합니다. 하지만 다른 점이 더 많습니다.
나무꾼은 자기가 무얼 잘못했는지 끝까지 모르지만 나무 군은 눈물을 흘리며 진심으로 미안해합니다. 마음을 다해 사과하고 또 용서를 빕니다.
친구들과 노는 건 어린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습니다. 어떤 어린이는 장난이라며 친구를 괴롭히기도 합니다. 혹시 그런 어린이가 있다면 나무군처럼 더 늦기 전에 친구에게 온 마음으로 미안하다고 말해야 합니다.
진짜 어린이 세상에서는 선우와 나무군처럼 친구를 괴롭히지 않는 아이, 잘못했다고 진심으로 사과하는 아이가 주인공입니다. 이 동화처럼 말이지요.
혼자 궁리하던 이야기를 책으로 펴내 주신 봄볕 출판사 분들에게 무한한 감사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