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번성했던 모습은 기억 속에만 존재하고 기억들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서서히 잊혀져 간다. 사진은 그런 잊혀짐과 망각에 대한 저항이라고 했다.
그런 순간의 기록들이 모여 역사를 이룬다.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는 시대가 되면서, 찍기는 많이 찍지만 보지는 않는,
더더구나 저장은 되어 있지만 보관은 하지 않는 시대가 된 건 아닐까 한다.
현재는 찍지만 과거는 안 봐지는 시대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적어도 사진이 어떻게 인화되어 나올지 기대를 가지고 기다려도 보고,
한 장 한 장 사진을 앨범에 배치도 해 보던 시절은 지났다.
그런 마음으로 사진을 정리하고 책이 나오게 되었다.
결국 책으로 남겨져야 나부터도 옛 사진들을 들춰 볼 것이기 때문이다.
‘변해 가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그리움’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란 말은 여기서도 유효한가 보다.
처음에 포항의 숲 몇 개를 알았을 때 숲지도를 만들어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예전에 무성했을 숲이지만 대부분 많이 훼손된 상태의 숲은, 여러 숲이 있었다는 사실로 위안이 될지도 몰랐다.
숲지도를 처음 만들었을 때의 반응은, “포항에 이렇게 숲이 많았어?”였다. 그렇게 숲지도를 만들게 되었고 《경북일보》의 제안으로 ‘경북의 숲’ 연재를 시작하였다. 그리고 포항MBC에서 숲 소개를 촬영하게 되었다. 숲만 꿰는 것이 아니라 숲 소개의 방법도 점차 꿰어지나 보다. 보배가 되려는 모양이다.
‘보물섬’을 들어봤으리라. 어릴 적 보물지도를 꿈꿔도 보았을 테다. 그렇다면 보물은 무엇일까. 이 글들은 변해가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이자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그리움이다. 숲은 단순히 사람들에게 쾌적한 생태적 환경을 부여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마을의 인문문화를 오롯이 간직하고 있는 공간이다.
건강한 숲 가꾸기를 위한 일종의 문화운동이 일어나야 할 때이다.
숲이 보배이자 보물이다. 숲으로 가는 길은 보물을 찾아가는 길이다.
이 책이 저마다의 보물을 찾는 여정에 지도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