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비 드래블의 글 「조직을 벗어나는 것에 관하여」는 오늘날 ‘자기조직화’라는 용어의 논쟁적인 지점을 섬세하게 밝히고 있다. 특히, ‘자기계발’, ‘창업’ 등의 용어는 자기조직화의 개념을 흐릴 뿐만 아니라, 이른바 자기계발 담론에 의해 전유되어, 제도적인 헤게모니에 도전하기보다는 기존 제도를 확장하거나 강화하는 데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드래블은 스스로 착취하면서 ‘과잉 관리’되는 우리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탈조직화’의 잠재적 해방을 언급하며, 조직하는 것을 멈추자고 주장한다. (...) 얼핏 자기조직화에서의 ‘자기’란 매우 독립적인 개인성을 강조하면서 자기-자신을 지시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조직화란 말이 곧바로 따라붙는 것처럼, ‘자기조직화’는 조직하기를 가능케 하는 무수히 다양한 외부적 조건 속에서 직조되는 개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