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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심진경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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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명작은 시대다>

더러운 페미니즘

페미니즘 운동의 주체를 생물학적 여성 혹은 남성 중심적 필드 속에서 구성된 여성에만 제한하지 않을 때, 페미니즘 운동이 다른 소수자들과 연대할 때, 기존의 여성 주체를 해체하고 새로운 복수의 여성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때, 남성에게도 새로운 주체성을 구축할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줄 때, 그리하여 여성 억압만이 아니라 다른 모든 종류의 억압과 차별, 소외, 폭력에 저항하는 혁명이 될 때, 그럴 때 페미니즘 앞에 붙은 ‘더러운’이라는 수식어는 수치심이 아닌 자긍심을 불러일으키는 단어가 될 것이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조롱과 경멸, 혐오로 오염된 정체성은 새로운 혁명적 주체의 이름이 될 것이다. - 책머리에

여성, 문학을 가로지르다

문학이 문학이기 위해서는 여성이라는 상상적 몸을 통과해야만 한다. 한국 근대 문학의 형성기에 이광수는 영채라는 여성의 벌거벗겨진 육체를 마주 대한 뒤에야 비로소 조선의 현실을 문학적으로 통과할 수 있게 되며, 염상섭 또한 신여성의 내면을 들여다봄으로써 식민지 조선의 모순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영채의 육체는 서둘러 가려지고 신여성의 내면은 조작된다. 관념적 계몽 혹은 직접적 현실이라는 이데올로기에 의해 여성은, 아니 문학은 성급히 붕합된 것이다. 그 결과 문학은 문학 이하 혹은 문학 이상의 것이 되고 만다. 그 봉합의 실줄을 풀어버리고 진정한 의미에서 문학의 핵심을 온전히 전유할 수 있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여성이라는 부재를, 그 고독한 구멍을 들여다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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