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티라노사우르스와 맛있겠다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그 궁금증으로 이 둘의 20년 이후 이야기를 다시금 쓰게 되었습니다.
20년 동안 꾸준히 사랑해 주신 독자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0년 후의 <안녕, 맛있겠다>도 기대해 주세요.
아이는 엄마를 무척 좋아합니다. 걸핏하면 혼내는 엄마라도 말이지요.
엄마는 아이를 혼냅니다. 때로는 감정적으로 혼낼 때도 있습니다. 착각해서 혼낼 때도 있습니다. 그래도 아이는 엄마를 좋아합니다. 엄마에게 혼난 아이는 울면서 잠이 듭니다. 천사처럼 잠든 얼굴을 보면 엄마는 ‘아, 왜 그런 심한 말을 하고 말았을까.’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엄마를, 아이는 용서해 줍니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용서해 줍니다. 그리고 웃는 얼굴로 “엄마가 정말 좋아.” 하고 말해 줍니다. 이 책을 읽으면 아이를 꼭 껴안고 말해 주세요. 웃는 얼굴로 “엄마도 네가 정말 좋아.”라고요.
내가 어린 시절에는 주문을 사용하여 노는 것이 유행했다. 친구들과 다 같이 주문을 만들기도 했다. ∈∀∬┴ E∞ E 라고 말할 때는 내가 안 보이게 된다든가, ∮∬∂⊆≧∝√ 라고 말할 때는 시간이 멈추고 전부 움직일 수 없게 된다든가, 평소에 사용하는 말이 아닌, 의미를 알 수 없는 말을 사용하면 오히려 신기한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그 주문을 말할 때 사용하는 물건도 정했다. 잎사귀라든지 나뭇가지라든지. 그중 가장 인기가 있던 것이 도토리였다. 도토리에는 색, 형태, 크기, 촉감에서 끌리는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었다. 이제 어른이 되어서 도토리를 직접 주우러 가는 일은 없어지고 말았지만, 가끔 아이들과 함께 산으로 산책할 때면 떨어진 낙엽 아래 숨어 있는 도토리를 살짝 주워 보기도 한다. 그리고 작은 목소리로 ∈∀∬┴ E∞ E 라는 주문을 중얼거려본다. 그러면 신기한 일이…. 그 시절로 돌아가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