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후진 나 마고노테 지음, 한신남 옮김, 시로타카 그림
후세 지음, 밋츠바 그림, 이소정 옮김
츠키카게 지음, 치코 그림, 천선필 옮김
키누가사 쇼고 지음, 토모세 슌사쿠 그림, 조민정 옮김
아이자와 다이스케
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옛날에 엘프가 인간 뒤통수를 친 적이 있나 봅니다. 무슨 전쟁에서 인간 연합과 동맹 관계였던 엘프가 참전을 미루는 바람에 인간들은 큰 피해를 입고 말았다고 합니다. 그 뒤에도 엘프들은 이유 없이 인간들 마을도 불태우는 등 만행을 저질렀고, 인간들은 엘프 잡아다 노예로 팔아 버리는 세상이 도래하게 되었습니다. 주인공은 약장수입니다. 시골 자그마한 마을에서 은둔 생활하듯 조용히 지내고 있죠. 어느 날 조금 더 큰 마을에 들렀다 전당포에서 어떤 의뢰를 받습니다. 다 죽어가는 엘프 여성 처리해달라고. 그 엘프의 상태는 살아 있는 게 기적일 정도로 처참한 상태였습니다. 한쪽 눈과 팔다리가 썩어가고, 온몸에 고문의 흔적이 있습니다. 직접적인 표현은 없지만 성적인 고문도 자행되지 않았을까 하는 뉘앙스를 작중 내에 풀어 놓습니다. 전당포 주인은 무감정한 표정으로 약장수에게 엘프는 약재로도 쓸 수 있으니 가져가라고 합니다. 인간들에게 엘프는 고작 그런 위치입니다. 약장수는 이 엘프 여성을 짊어지고 마을로 돌아갑니다.이 작품은 단권으로 끝나는 순애물입니다. 주인공인 약장수의 종족은 인간으로서 그도 역시 엘프를 혐오하고 물건 취급하는 부류일까. 아니면 그들과는 다르다는 걸 보여줄까. 이 작품은 이런 질문을 던집니다. 누군가가 잘못을 저질렀다고 그 종족 모두가 나쁜 것인가. 약장수는 마을로 돌아와 처음엔 환자를 돌보는 것은 약사로서의 의무라 여깁니다. 여기엔 종족 간 차별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러다 점점 엘프 여성을 지극 정성으로 돌보기 시작하죠. 그리고 그는 엘프 여성의 소원을 알게 됩니다.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 오직 그 말만을 되풀이하는 그녀. 약장수는 그녀의 소원을 들어주려 하죠. 그러나 어디의 누구인지조차 모르니 난감할 따름입니다. 하지만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던가요. 그의 노력 덕분에 죽음의 문턱에서 정신을 차린 그녀. 인간에게 사람으로서의 존엄이 짓밟힌 그녀는 약장수를 혐오하게 될까, 피하게 될까, 무서워하게 될까. 깨어난 그녀는 기억을 잃었고 그나마 온전한 한쪽 눈도 실명한 상태였습니다.판타지 세계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마법이 존재하지만 회복술은 그렇게 발달되어 있지 않습니다. 보통 여느 작품이라면 짠~ 하며 회복술이나 포션류로 멀쩡한 상태로 돌리겠지만, 이 작품은 그런 형편 좋은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여전히 팔다리는 썩어가고 있죠. 약장수는 그녀를 살리기 위해 고생을 많이 합니다. 왜 이렇게 사서 고생하는가 같은 질문을 던질 즘에 그의 과거가 드러납니다. 그는 속죄를 바라고 있었죠. 약사로서 사람을 살리는 것. 삶을 끈을 놓지 않고 그저 가족들이 있는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다면, 엘프 여성은 자신을 돌봐주는 약장수가 자신을 괴롭힌, 같은 인간이라는 걸 알면서도 그를 원망하거나 탓하지 않습니다. 왜냐면, 그는 자신을 괴롭힌 가해자가 아니니까요. 마음을 연다는 것. 그의 지극 정성과 머무는 마을에서 그녀를 차별하지 않는다는 것에서 그녀는 마음을 점차 열어 갑니다. 그녀는 여느 작품처럼 특별한 히로인도 아니며, 특출한 능력을 가진 것도 아닙니다. 그렇기에 더욱 값진 여운을 만들어 갑니다.맺으며: 꽤 시리어스하고 사지 절단 같은 좀 적나라한 표현이 들어 있습니다. 여느 작품에서 엘프 노예는 꿈의 이벤트같이 가볍게 표현되지만 이 작품에서는 비참함의 상징으로 다가옵니다. 엘프에게 나도 당했으니 너도(잘못도 없는) 당해봐라 같은 잘못된 복수극에서 애꿎은 피해자의 모습을 그리죠. 그리고 인간의 추악한 욕망도 보여줍니다. 엘프 여성은 그런 추악한 욕망의 피해자입니다. 범죄 같은 잘못을 저질러 노예로 떨어진 게 아닌 납치되어 팔려가고 능욕 당하는 부조리의 피해자입니다. 주인공인 약장수는 그런 피해자를 보다듬어 주려 하죠. 그런 그의 마음을 보답하려는 듯이 엘프 여성은 점차 그만을 바라보고, 같이 있고 싶어 하고, 같이 걸어가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팔다리가 온전치 못한 그녀가, 회복술이 발달하지 않은 세계에서 약장수와 같이 걸어갈 수 있을 만큼 되려면 얼마만큼 노력해야 할까. 어느덧 서로 좋아하는 감정이 싹텄을 때, 여느 작품처럼 기적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오로지 노력만 있을 뿐이죠. 그렇기에 이 작품은 꽤 값지다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마지막에 작가가 형편 좋은 선택을 하는 바람에 약간 김이 새긴 합니다만.
현석장군님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주인공이 이세계로 소환되고 처음으로 맞이했던 '파도', 세상이 쑥대밭이 되고 영귀인지 수호수인지 뭔지까지 봉인에서 풀려 날뛰는 걸 겨우 퇴치했더니 이번엔 이쪽 세계(주인공이 소환된 세계)의 에너지를 훔쳐 다른 이세계로 도망간 악당 놈을 쫓아가야 했죠. 우여곡절을 겪으며 퇴치에 성공하여 다시 복귀는 하였습니다만, 저주를 받이 능력치 30% 다운. 다음 파도는 3달 조금 뒤. 저주는 풀릴 기미가 없고, 쑥대밭이 된 동네를 복구를 해야 하는데 돈도 없고, 사람도 없고. 그나마 위안인건 처음 이세계로 소환되었을 때 주인공을 쓰레기 취급했던 왕놈을 쓰레기로 격하 시켰다는 것, 강x마 누명을 쒸운 왕녀는 빗치로 강등 시켰다는 것이군요. 억울함을 푸는 데 참 오래도 걸렸습니다. 만... 작중에서는 몇 개월 지나지도 않았군요. 사람들도 손바닥 뒤집듯 주인공을 찬양하기 시작하는데, 강x마라고 손가락질 발길질할 때는 언제고 자기들 목숨 구해주니까 지리면서 좋다고 꼬리 흔드는 게 사람들 간사한 마음을 참 적나라하게 잘 표현하고 있다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주인공과 같이 소환되었던 3용사(3명이라는 뜻)도 치부가 드러나면서 드디어 깜빵에 처넣을 수 있었으나 혼란을 틈타 야반도주하고 말았다고 합니다. 10권 내내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 게 나중에 크게 한 방 터트리려나요.이번 10권은 다음 파도를 대비해서 힘을 기르는 주인공 일행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의 활약과 가치를 인정한 여왕은 그에게 영지를 하사하였죠. 덤으로 둘째 딸(첫째가 왕녀에서 강등된 빗치)도 대려 가라는 걸 주인공은 완강히 거부하는데, 뭐 이세계에 오자마자 강x마 누명을 썼었으니 여자라고 하면 학을 떼겠죠. 22살이나 먹고도 동정이었던 주인공에겐 자극이 너무 셌던 것입니다. 아무튼 영지를 받아 가보니 글쎄 라프타리아(메인 히로인)의 고향이지 뭡니까. 원래 환영받아야 할 상황이지만 파도의 영향을 제일 많이 받았고, 노예사냥꾼들에 의해 마을이 초토화된 상태. 살아남은 마을 사람은 자기가 남자인 줄 아는 10살 전후 꼬마 여자애와 몇몇. 라프타리아의 부모도 노예 사냥꾼들에게 희생되었고, 아이들은 붙잡혀 가서 노예로 팔리고 있는 실정. 보통 이런 흐름이라면 열받은 주인공이 나서서 다 도륙해버리고 아이들을 구해오는 결말로 이어지겠습니다만. 주인공은 방어 특화형이라서 공격력이 없어요. 그래서 다음 파도를 대비해 아이들을 강화하여 병사로 만들어 대비한다고 하는데, 가만 생각해 보면 주인공이 더 미x놈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라프타리아를 노예로 만들어(처음 만났을 때부터 노예였지만) 강화에 성공하자 다른 아이들에게도 이 짓거리하겠다고 하니까요.어쨌거나 그 짓거리도 아이들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죠. 어디 있나 했더니 다른 도시에서 경매로 팔리고 있다나요. 쳐들어가서 악당들을 물리치고 빼앗아 오는 게 도리지만,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주인공은 공격력이 없습니다. 그래서 정석적이게도 돈을 벌어 아이들을 사 오겠다는데, 이 작품은 이런 부분에서 좀 답답함을 불러오죠. 첫째 왕녀가 이제야 빗치로 강등된 것에서 보듯이 통쾌함이 느릿느릿하게 찾아오거든요. 이번 10권도 온종일 그런 이야기로서 저주받아 능력치는 다운되어 있는 데다 불친절한 사람들 때문에 시종일관 불리한 상황에서 사태를 해결해야만 합니다. 사실 처음부터 이세계는 주인공에게 강x마 누명 씌워 가진 거 다 빼앗아가고, 주변 사람들은 그에게 손가락질에 발길질을 해대는 통에 밥 빌어먹는 것조차 여의치 않았었죠. 진짜 필자 같았으면 마왕이 되어 다 작살내 버리겠습니다만. 아무튼 콜로세움이라는 투기장에 나가 우승하여 상금으로 아이들을 사겠다는데, 말처럼 쉽지가 않습니다. 뭔가 방법을 잘못 찾은 건가 싶기도 하고. 여왕은 우리도 여의치 않다며 은화만 조금 던져주고 알아서 하셈 이러고. 역설적이게도 사회의 암적인 존재인 노예상인(라프타리아 판매상)이 든든한 빽이 되어 도와주는 형국이죠. 그런 악조건에서 라프타리아의 지인 언니가 막아서는데...맺으며: 이 작품도 9권에서 하차했었습니다만, 요즘 e북 맛에 들리고 나서 예전 작품들도 다시 손을 대게 되는군요. 문제는 리뷰를 써 놨다고 해도 9권까지의 내용이 기억날까였는데, 다행히 큰 문제 없이 읽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때 느꼈던 발암적인 요소들도 되살아 나서 미묘한 감정을 느끼게 된 건 덤이군요. 특히 주인공, 작중 시간이 몇 개월 지나지 않았다곤 해도 여자에 대한 면역력이 아직도 없고, 빗치에게서 받은 안 좋은 감정에 한번 사로잡혀서 그런지 오는 호감을 메시도 감동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수비를 견고히 하는 바람에 동정이 나이 들면 이런 캐릭이 되는 건가 하는 느낌을 들게 하죠. 불쌍한 건 주변 히로인들이고요. 그 외에도 독선적인 행동도 좀 보여주고 있습니다. 라프타리아등 동료들과 협의보다는(하긴 하지만) 혼자 정해서 밀어붙이는데, 가령 라프타리아의 고향 아이들을 노예로 만들어 그녀(라프타리아)처럼 강화 시키려는 대목에서는 이세계에서 노예가 어떤 대우를 받고 있는지 알고 있으면 제대로 이야기를 하고 정해야 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물론 주인공의 입장에서는 이세계가 어떻게 되든, 주민들이 어떻게 되든 알 바 아니긴 합니다. 주인공에겐 이세계는 불친절하니까요. 그럼에도 그의 행위는 궁극적으로 아이들을 지키는 결과로 이어지니까, 문제는 그걸 받아들이는 쪽(독자?)이죠. 아이들 보고 칼 들고 싸우라는 건 소년병이 되라는 뜻이니까요. 이게 부각되는 점이 완전히 성인 나이(22세)인 주인공, 주변인들의 나이도 일본에서는 성인으로 취급되는 나이대에서 나오는 장면들이라는 것입니다(라프타리아도 사실 아이지만 성인 체형이죠). 물론 이런 것들은 필자 개인적인 느낌이자 해석이고 다른 분들 하고는 견해 차이가 있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일단 11권도 구매해놨는데 어떻게 전개되는지 보고 계속 볼지 정해야겠습니다.
현석장군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