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하게 만져지는 단단한 슬픔. 가장 아름다운 단어들의 사전 <슬픔에 이름 붙이기> 어나더커버 정확하게 만져지는 단단한 슬픔. 가장 아름다운 단어들의 사전 <슬픔에 이름 붙이기> 어나더커버
<슬픔에 이름 붙이기> 어나더커버
★ 혼란하고 미묘한 감정에 이름을 붙여주는 거대한 프로젝트 ― 12년 만에 완성된 신조어 사전 ★ 신형철, 김소연 강력 추천! 황유원 시인의 아름다운 번역 ★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사전),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국내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 ★ 혼란하고 미묘한 감정에 이름을 붙여주는 거대한 프로젝트 ― 12년 만에 완성된 신조어 사전 ★ 신형철, 김소연 강력 추천! 황유원 시인의 아름다운 번역 ★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사전),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국내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
“평생 내 손 닿는 곳에 두어야 할 책”이라는 김소연 시인의 추천, “타인의 고통에 대한 묵묵한 위로, 자신의 슬픔을 위한 지적인 언어 처방”이라는 신형철 평론가의 극찬을 받고, 수많은 독자의 마음을 위로한 『슬픔에 이름 붙이기』가 스페셜 리커버 에디션으로 독자를 만난다. 이번 스페셜 에디션은 원서 『The Dictionary of Obscure Sorrows』의 아름다운 금빛 은하수 일러스트를 활용해, “우리가 느끼는 감정은 결코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는 존 케닉의 말처럼 저자와 한국의 독자가 커버 이미지를 통해 느끼는 감정까지도 혼자만의 것이 아니며 은하수 내 여러 행성들처럼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산더(sonder)’, ‘케놉시아(kenopsia)’, ‘데뷔(d?s vu)’… 몇 년 전부터 알음알음 회자되고 있는 이 말들은 사전에 등재된 정식 단어도, 유행어도 아니지만 한번 알게 된 사람들은 이 사무치는 어휘가 없었으면 어쩔 뻔했느냐고 입을 모은다. 애매모호하더라도 우리 내면에 분명하게 존재하는 섬세한 느낌들에 이름을 붙여온 ‘슬픔에 이름 붙이기’ 프로젝트. 그 프로젝트로 십여 년 동안 모아온 ‘감정 신조어’를 집대성한 『슬픔에 이름 붙이기』가 사전 형식의 책으로 나왔다. ‘나도 누군가의 인생에서는 엑스트라겠구나’라는 깨달음을 뜻하는 ‘산더’, 한때 북적였으나 지금은 고요해진 곳의 분위기를 가리키는 ‘케놉시아’처럼 미묘한 느낌들에 세심하게 이름을 붙인 신조어 300여 개를 만날 수 있다. 박학한 언어 지식과 섬세한 감각으로 만든 이 새로운 단어의 목록을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기는 경험은 경이롭고 시적이다. 우리 모두가 알게 모르게 느껴온 감정의 시집이라고도 할 수 있다.
존 케닉은 영상 편집자, 성우, 그래픽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 사진작가, 영상 감독,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다채로운 이력을 가진 그는 2009년 개인 블로그 dictionaryofobscuresorrows.com에서 ‘슬픔에 이름 붙이기dictionary of obscure sorrows’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시작은 미약했으나 그의 박학한 언어학적 지식과 마음의 뉘앙스를 잡아내는 섬세하고도 집요한 감각으로 금세 수많은 사람의 공감을 자아냈다. 이 프로젝트는 유튜브 채널 〈Dictionary of Obscure Sorrows〉로 발전하여 소설가 존 그린과 비욘세에게 상찬을 받는가 하면 《뉴욕타임스》 같은 매체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한 편의 시이자 사전인 『슬픔에 이름 붙이기』는 그의 첫 번째 책으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미네소타에서 아내와 딸과 함께 살고 있는 케닉에게는 이메일 obscuresorrows@gmail.com로 연락할 수 있다.
편집자의 말 편집자의 말
우리의 삶이 기쁨과 즐거움으로 넘치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보다 더 많은 분노와 슬픔으로 가득합니다. 하지만 어쩌죠, 빛도 어둠이 있어야 더욱 빛나듯, 우리가 긍정해 마지않는 감정도 부정하고 싶은(그래서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는) 감정이 있어야 더욱 충만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삶의 모든 순간을 송두리째 받아들이려 한다면, 우리는 어떻게든 부정까지도 긍정해봐야 합니다. 그 과정은 때로 너무 힘들어서 포기해 버리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들겠지만, 표현하기 모호한 감정들을 힘껏 정의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요? 이 책과 함께 ‘슬픔에 이름을 붙여본’다면 조금은 해볼 만한 일이 될 겁니다.

추천의 말 추천의 말
누군가의 알지 못할 슬픔이란 수천 년 동안 어딘가에 놓여 있는 돌멩이 같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풍파를 겪으며 어딘가에 오롯이 있을 것이다. 슬픔에 대해 말하는 것은 그러므로 돌 하나를 손바닥에 올려두고 돌의 등고선을 읽고 돌의 시간을 헤아리는 것과 같다. 돌조차 되지 못해 공기 중에 떠다니기만 했던 우리의 슬픔들을 존 케닉은 돌처럼 주워 손바닥 위에 올려놓는다. 이 책을 읽 어나가면, 그 돌이 우리 손바닥 위로 차례차례 건너온다. 정확하게 만져지는 단단한 슬픔.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내가 오래 겪어온 슬픔들이 이름을 얻고 거기 놓여 있어서 너무 반갑고 너무 좋아 계속해서 웃었다. 내 덧없고 가없고 종잡을 수 없었던 슬픔들이 용수철처럼 튀어오르는 걸 바라보며 미소지었다. 평생 내 손 닿는 곳에 두어야 할 책 한 권임에 틀림없다. 벌써부터 눈에 선하다. 발에 딱 맞는 신발을 찾은듯, 잠에 꼭 맞는 베개를 찾은듯, 당신의 슬픔들이 반갑고 기뻐서 지을 당신의 표정이.

김소연 시인

감정의 피라미드 꼭대기엔 고통(pain)있다. 주디스 루이스 허먼에 따르면 어떤 고통은 그 실재성을 의심받기 때문에(“정말 아프기는 한 거야?”) 그 고통에 이름을 붙이고 형상을 부여해서 공적 공간에 존재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이것은 ‘연대’다. 피라미드 중간엔 슬픔(sorrow)이 있다. 스피노자는 우리가 슬픔과 같은 정념에 종속돼 있을 땐 그것을 명철하게 인식함으로써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슬픔에 분석적 언어를 입혔다. 이것은 ‘성찰’이다. 피라미드 아래쪽엔 기분(mood)이 있다. 그 어느 날과도, 그 누구와도 같지 않은 난감한 기분은 적절한 단어와 정확한 비유로 표현될 때 비로소 내가 다룰(즐길) 만한 것이 된다. 이것은 ‘창작’이다. 존 케닉은 이 피라미드 위를 오가며 쓴다. 타인의 고통에 대한 묵묵한 위로, 자신의 슬픔을 위한 지적인 언어 처방, 그저 온갖 기분들에 대한 눈부신 시 쓰기. 케닉 씨, 이것도 명명해보세요. ‘구상은커녕 상상해 본 적도 없지만 읽으면서 뭔가 뺏겼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좋은 책 앞에서 느끼는 허탈한 쾌감.’

신형철 문학평론가

책 속에서

원한다고 생각했던 것을 정확히 얻었지만 그것이 자신을 행복하게 해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말았을 때의 공허한 기분.

'엔드존드 endzoned' / P.73

때로 사방이 조용한 가운데 홀로 있을 때, 당신은 안개처럼 밀려오는 어떤 미지의 강렬함을 느낀다. 그것은 처음에는 안절부절못하는 따분함과 우발적인 명상 사이를 미묘히 떠돈다. 어쩌면 당신은 하루가 시작되기 전 어두운 아침에 침대에 똑바로 앉아서 벽의 한 지점을 멍하니 응시하며 삶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니면 당신은 어딘가에 누구가를 데리러 왔다가 시간이 좀 남아서 차의 시동을 끄고 홀로 상념에 잠겨 있는지도 모른다. 당신은 숨을 한 번 쉬고 주차장의 정물을 바라본다. 바람에 흔들리는 관목 몇 그루, 식어가는 엔진의 불규칙적인 금속성 소음, 점화 장치에 꽂힌 채 여전히 흔들리는 열쇠.

'암베도 AMBEDO' 명료한 감정이 찾아드는 순간적인 무아지경 / P.100

삶의 이런저런 순간에 낯선 이들의 삶에 대한 짧은 이야기를 읽는 것은 비현실적인 경험이었다. 어느 날 나는 서로 지구 반대편에 있는 두 사람으로부터 똑같은 우주적 상실감에 대해 말하는 이메일을 받기도 했다 -- 하지만 둘 중 어느 누구도 자신들의 목소리가 세상을 가로지르다가 나의 메일함에서 만나 우연히 조화를 이루었다는 사실은 몰랐을 것이다.

P. 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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