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너의 삶은 뜻밖의 '기회'와 그에 따르는 '대가'에 언제나 공평하게 점령당한다.
그런 그가 계산한 바에 따르면 삶이 우리에게 제공하는 '기대'와 '실망'의 총합은 결국 0이다.
이 계산 과정은 경이롭도록 정확해서 어떤 아름다움에까지 이른다.
눈물이 나도록 기쁜 날들과 웃음이 나도록 슬픈 날들을 통과하면서 우리는 모두 저 속절없는 0을 향해 나아갈 것이다. - 신형철(문학평론가)
김현우 디자이너 노트
삶
'삶이란 반짝이는 순간들의 연속이 아니라 그 사이의 어둠을 견디는 과정이다.' <스토너>는 한 사람의 일생을 담은 소설이다.
삶의 형태
삶은 보이지 않고 만질수도 없지만 분명히 존재한다고 느껴진다.
그것의 형태를 상상해본다.
아주 긴 선 위에 기록되는 장면들.
여러번 접고 포개서 만든다면 한 권의 책과 같은 모습일 것이다.
page
'시간을 토대로 차곡차곡 쌓여가는, 쉼없이 넘어가는 페이지들을 생각해보았다.
멍하니 생각에 잠겨있는 순간에도, 매일 지나는 풍경에서도,
어떤 사건들은 기억이라는 책갈피로 남기고,
결국에는 종장에 다다른다는 상상.
김승욱 번역가의 말
우리나라 독자들은 이 작품을 과연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 나처럼 가슴을 칠까, 작가처럼 스토너를 영웅으로 볼까. 하지만 어느 쪽이든 이 소설을 끝까지 읽고 나면 저마다 생각에 잠길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나는 과연 내 인생에서 무엇을 기대했나? 무엇을 기대하고 있나?’ 하고. 자꾸 독하고 그악스러운 이야기에 만 익숙해지고 있는 우리에게는 이런 성찰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책 속에서
p. 23
“셰익스피어가 300년의 세월을 건너 뛰어 자네에게 말을 걸고 있네, 스토너 군. 그의 목소리가 들리나?”
윌리엄 스토너는 자신이 한참 동안 숨을 멈추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그는 부드럽게 숨을 내쉬면서 허파에서 숨이 빠져나갈 때마다 옷이 움직이는 것을 세심하게 인식했다. 그는 슬론에게서 시선을 떼어 강의실 안을 둘러보았다. 창문으로 비스듬히 들어온 햇빛이 동료 학생들의 얼굴에 안착해서, 마치 그들의 안에서 나온 빛이 어둠에 맞서 퍼져나가는 것처럼 보였다.
p. 255
순간적으로 그는 창가에 꼼짝도 않고 앉아 있는 몸에서 자신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그 순간 모든 것이, 그러니까 그 하얗기만 한 풍경과 나무들과 높은 기둥들과 밤과 저 멀리의 별들이
믿을 수 없을 만큼 작고 멀어 보였다. 마치 그것들이 무(無)를 향해 점차 졸아들고 있는 것 같았다.
p. 331
가끔 스토너는 앞쪽 창가에 서서 자동차들이 흙먼지를 구름처럼 피워 올리며 끼익 하는 소리와 함께 멀어져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조금은 걱정스럽기도 하고, 조금은 감탄스럽기도 했다. 그는 차를 가져본 적도 없고, 운전을 배운 적도 없었다.
p. 355
그는 방식이 조금 기묘하기는 했어도, 인생의 모든 순간에 열정을 주었다.
하지만 자신이 열정을 주고 있음을 의식하지 못했을 때 가장 온전히 열정을 바친 것 같았다.
그것은 정신의 열정도 마음의 열정도 아니었다. 그 두가지를 모두 포함하는 힘이었다.
그 두가지가 사랑의 구체적인 알맹이인 것처럼.
미국 텍사스 주 클락스빌에서 태어난 존 윌리엄스는 어릴 때부터 연기와 글쓰기에 재능이 있었고 사우스웨스트의 신문사와 라디오 방송국에서 잠시 일하기도 했다.
1942년부터 미국 공군 소속으로 전쟁에 참전한 윌리엄스는 복무 기간 동안 1948년 발표한 그의 첫 소설 『오직 밤뿐인』의 초안을 작성한다.
전쟁이 끝난 후 콜로라도 덴버로 이주한 그는 덴버 대학교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이 시기에 소설 『오직 밤뿐인』과 시집 『The Broken Landscape』를 출간한다.
이후 미주리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1954년 다시 덴버 대학교로 돌아와 본격적으로 문학과 문예창작을 가르치며 교수의 길을 걷는다.
1960년 출간한 그의 두 번째 소설 『부처스 크로싱』은 1870년대 캔자스 개척자의 삶을 다룬 작품이었으며, 이후 두 번째 시집 『The Necessary Lie』도 발표하였다. 윌리엄스의 세 번째 소설은 미주리 대학교 영문학 교수의 삶을 다룬 『스토너』였고 1965년 출간되었다.
네 번째 소설은 1972년 발표한 로마의 가장 폭력적인 시대를 다룬 『아우구스투스』인데 그는 이 작품으로 전미도서 상을 수상하기에 이른다.
윌리엄스는 1985년 덴버 대학교에서 은퇴한 후 1994년 아칸소 페이예트빌의 집에서 숨을 거두었다.
집필 중이던 소설은 결국 미완성으로 남았다.
미국 텍사스 주 클락스빌에서 태어난 존 윌리엄스는 어릴 때부터 연기와 글쓰기에 재능이 있었고 사우스웨스트의 신문사와 라디오 방송국에서 잠시 일하기도 했다.
1942년부터 미국 공군 소속으로 전쟁에 참전한 윌리엄스는 복무 기간 동안 1948년 발표한 그의 첫 소설 『오직 밤뿐인』의 초안을 작성한다.
전쟁이 끝난 후 콜로라도 덴버로 이주한 그는 덴버 대학교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이 시기에 소설 『오직 밤뿐인』과 시집 『The Broken Landscape』를 출간한다. + 더 보기미국 텍사스 주 클락스빌에서 태어난 존 윌리엄스는 어릴 때부터 연기와 글쓰기에 재능이 있었고 사우스웨스트의 신문사와 라디오 방송국에서 잠시 일하기도 했다.
1942년부터 미국 공군 소속으로 전쟁에 참전한 윌리엄스는 복무 기간 동안 1948년 발표한 그의 첫 소설 『오직 밤뿐인』의 초안을 작성한다.
전쟁이 끝난 후 콜로라도 덴버로 이주한 그는 덴버 대학교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이 시기에 소설 『오직 밤뿐인』과 시집 『The Broken Landscape』를 출간한다.
이후 미주리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1954년 다시 덴버 대학교로 돌아와 본격적으로 문학과 문예창작을 가르치며 교수의 길을 걷는다.
1960년 출간한 그의 두 번째 소설 『부처스 크로싱』은 1870년대 캔자스 개척자의 삶을 다룬 작품이었으며, 이후 두 번째 시집 『The Necessary Lie』도 발표하였다. 윌리엄스의 세 번째 소설은 미주리 대학교 영문학 교수의 삶을 다룬 『스토너』였고 1965년 출간되었다.
네 번째 소설은 1972년 발표한 로마의 가장 폭력적인 시대를 다룬 『아우구스투스』인데 그는 이 작품으로 전미도서 상을 수상하기에 이른다.
윌리엄스는 1985년 덴버 대학교에서 은퇴한 후 1994년 아칸소 페이예트빌의 집에서 숨을 거두었다.
집필 중이던 소설은 결국 미완성으로 남았다. - 접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