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교실에 오신 분들이 ‘미안하다. 미안하다. 늦게 와서 미안하다. 그렇지만 한 번도 잊은 적이 없다.’ 이런 글을 많이 남겨요. 그런 분들에게 저는 지금 왔다는 사실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해요. 잊지 않았다는 마음을 행동으로 보여주신 거라고. 늦게 와서 미안하다고 하지 마시고 또 오시라고 해요.” - 박내현 외, <기억의 공간에서 너를 그린다>
이것 역시 애도의 한 과정일 수 있겠네요. 지금의 감정도 느끼고 그때의 감정도 떠올리면서, 우울함이나 슬픔을 밀어내기보다는 제 안에 간직하게 돼요. 세월호 자체를 잊는 건 아니지만, 당시에 힘들고 안 좋았던 감정은 점점 잊혀가는 느낌이 들어요. 그것들이 사라진 자리에는 추억이 남고요. (중략) 저에게는 이게 세월호를 잘 기억하는 방법이에요. - 416세월호참사 작가기록단, <봄을 마주하고 10년을 걸었다>
그 사람이 내게 주었던 가치들, 그 사람이 살고자 했던 삶, 그 사람이 가치 있다고 믿었던 것을 내가 실현하며 사는 삶이다. 마치 그가 내 안에 현현하듯이, 그의 마음과 가치를 놓지 않고 사는 것이다. 그의 명량이나 믿음이나 희망이나 꿈을 나의 것으로 여기며, 일체가 되어 살아가는 일이다. 그렇게 애도는 끝나지 않고 이어질 수 있다. - 4·16재단, <월간 십육일>
나리: 기억공간이 왜 계속 있었으면 좋겠어?
시원: 애도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할 수 있으니까. 꽃도 사다 놓고. 편지도 쓰고, 선물도 엄청 준비하고 그랬는데, 기억공간에 가져다 두려고 했는데, 갑자기 없어지면 사람들이 막 서운해하고 그럴 거잖아. 가까운 곳에서 애도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해.
- 송김경화, <2014년 생>
사고로 가장 많이 죽는 사람들은 가장 나이 많은 사람들, 가장 차별받는 사람들, 가장 가난한 사람들처럼 가장 취약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거기에서부터 시작하면 된다. 취약성에 대한 고려에서부터 시작하면 된다. - 제시 싱어, <사고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