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 28일 : 52호

이 책이 지금

김애란, 다시 이야기의 시작으로

어느덧 8월 말입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아침 저녁으로는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니 '처서매직'을 실감하게 됩니다. 처서는 더위(더울 서)가 그친다(멈추다 처)는 뜻을 가진 말이라고 합니다. 여름의 자락을 품은 글자를 보며 여름방학을 생각해봅니다. 어떤 여름방학에 멈춰있는 마음들은 아직 그 시기에 살기도 합니다. 김애란의 두 번째 장편소설에 <이중 하나는 거짓말>의 친구들도 여름방학을 겪고 있습니다.

엄마가 세상을 떠나고 반려 도마뱀인 용식과 단 둘만 이 세상에 남은 지우.
지우가 돈을 벌러 간 사이 친하지 않은 반 친구인 지우의 도마뱀 용식을 맡아주기로 한 소리.
누군가의 손을 잡으면 그의 끝을 알 수 있다는 것, 소리의 비밀을 알고 있는 채운.


+ 더 보기 어느덧 8월 말입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아침 저녁으로는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니 '처서매직'을 실감하게 됩니다. 처서는 더위(더울 서)가 그친다(멈추다 처)는 뜻을 가진 말이라고 합니다. 여름의 자락을 품은 글자를 보며 여름방학을 생각해봅니다. 어떤 여름방학에 멈춰있는 마음들은 아직 그 시기에 살기도 합니다. 김애란의 두 번째 장편소설에 <이중 하나는 거짓말>의 친구들도 여름방학을 겪고 있습니다.

엄마가 세상을 떠나고 반려 도마뱀인 용식과 단 둘만 이 세상에 남은 지우.
지우가 돈을 벌러 간 사이 친하지 않은 반 친구인 지우의 도마뱀 용식을 맡아주기로 한 소리.
누군가의 손을 잡으면 그의 끝을 알 수 있다는 것, 소리의 비밀을 알고 있는 채운.

이 세 아이들은 거짓말을 섞어서 한 자기소개로 서로를 처음 알게된 후 각자의 사정, 각자의 이야기를 받아들이는 과정을 겪으며 여름방학 이후의 시기로 나아갑니다. 최초로 한 거짓말을 기억하시나요? 거짓말은 자아가 형성되면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심리학자들은 이야기합니다. 자기 서사를 손에 쥐는 것은 결국 어른이 되는 일일지 모르겠습니다.

김신지의 <제철 행복>을 읽다 이런 문장을 봤습니다. 계절의 차례도, 여름방학의 끝도, 어른이 되는 일도 다 순리대로 다가올 것입니다. 선선해질 9월에 다음 이야기로 뵙겠습니다.

늦더위가 있다 한들 계절의 차례를 속일 수 없어 빗줄기가 가늘어지고 바람 끝도 다르다.
정학유 <농가월령가> 중
- 알라딘 한국소설/시/희곡 MD 김효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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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쪽 : 소리는 뭔가 발설하고픈 욕구를 느꼈다. 어쩌면 혼자 너무 오랫동안 무거운 비밀을 지켜온 탓인지 몰랐다. 소리는 말하고 싶었다. 누가 들어도 명백한 거짓 같아서 모두 웃어넘길 수 있는 진짜 이야기를.

작가는 지금 _3문 3답

Q : <영원한 천국>을 만나기 전 질문드립니다. 전작인 <완전한 행복>은 2021년 6월 출간되었습니다. <영원한 천국>은 2024년 8월에 독자를 만나게 되었는데요, 좀처럼 끝나지 않을 듯한 이 여름, <28>의 세계관이 떠오르는 지글지글한 이 여름을 어떻게 보내셨을지 궁금합니다.

A : 달리면서 보냈습니다. 오랜 기간, 심폐지구력과 체력을 기를 목적으로 조깅을 해왔지만, 작년부터는 본격적인 러닝을 시작했습니다. 매일 7~10킬로미터 정도 집근처 천변길을 달립니다. 차근차근 실력을 쌓아서,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마라톤에 도전해볼 생각입니다 + 더 보기 Q : <영원한 천국>을 만나기 전 질문드립니다. 전작인 <완전한 행복>은 2021년 6월 출간되었습니다. <영원한 천국>은 2024년 8월에 독자를 만나게 되었는데요, 좀처럼 끝나지 않을 듯한 이 여름, <28>의 세계관이 떠오르는 지글지글한 이 여름을 어떻게 보내셨을지 궁금합니다.

A : 달리면서 보냈습니다. 오랜 기간, 심폐지구력과 체력을 기를 목적으로 조깅을 해왔지만, 작년부터는 본격적인 러닝을 시작했습니다. 매일 7~10킬로미터 정도 집근처 천변길을 달립니다. 차근차근 실력을 쌓아서,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마라톤에 도전해볼 생각입니다 Q : 가상세계 '롤라(의 드림 시어터)'를 작업하는 이해상과 '롤라(의 드림 시어터)'를 이용하고 싶은 임경주의 만남으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소설에서 '롤라(드림 시어터'는 내가 보고 싶은 장면이 상영되는 가상극장으로 묘사되는데요, 영원히 한 편의 영화만 볼 수 있다면 정유정 작가가 선택할 영화가 무엇일지 궁금합니다.

A : 영화보다는 제가 만든 이야기 속 세상에 가고 싶습니다. ‘<진이, 지니>’에서 보노보 지니가 떠나온 그 세계에 가고 싶습니다.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은 원시림에서 야생의 존재로 살아보고 싶어요. 해상이 그랬듯이.
Q : 앵무새 공달, 삶에 직면한 임경주, 롤라(드림 시어터)를 설계하는 업자 이해상 등 각 캐릭터가 선명하게 보이는 소설입니다. 이 인물들 중 특히 작가가 만들어내면서 즐거웠던 인물이 있다면 어떤 인물일까요?

A : 앵무새 공달입니다. 굳이 연구할 것도 없고, 만들 필요도 없이 저절로 태어난 듯한 캐릭터입니다. 때로 심통 맞고, 때론 상스럽고, 때론 사납지만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할 줄 아는 사랑스러운 생명체입니다. 바로 그런 점에서 주인공 경주가 롤라에서 자신과 함께 살 파트너로 공달을 택한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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